얼마전까지만 해도 ‘금(金)’이라고 해야 정답이었지만 요즘은 ‘미 달러화’가 올바른 답일 듯하다.금의 위상이‘가격변동의 위험을 지닌 여러 상품 중의 하나’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1일 “국제통화기금(IMF)의 보유금을 팔아 극빈국 부채탕감에 필요한 14억달러를 마련하자”고 촉구한 것은 이를 입증하는 좋은 사례다.
전문가들은 미 행정부가 금의 가치보유 기능을 공식 부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80년대 이후 금의 가치는 줄곧 떨어지는 추세. 최근 금 1온스(28.3495g) 가격은 3백달러에 못미쳐 96년초의 4백달러에 비해 1백달러 이상 떨어졌다. 금을 가지고 있을수록 손해보는 셈이다.
반면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물가상승률은 1∼2%에 머물러 화폐가치가 매우 안정돼 있다. 특히 달러화나 미국 국채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도 제로(0)’의 자산으로 간주된다. 금으로서는 따라가기 힘든 위상이다.
이 때문에 벨기에 호주 등 많은 나라들은 지난 10년간 보유금을 대량 매각해왔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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