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장롱속 金, 달러로 바꿔야 하나?

  • 입력 1999년 2월 4일 19시 28분


‘세상에서 가장 가치가 안정된 자산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금(金)’이라고 해야 정답이었지만 요즘은 ‘미 달러화’가 올바른 답일 듯하다.금의 위상이‘가격변동의 위험을 지닌 여러 상품 중의 하나’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1일 “국제통화기금(IMF)의 보유금을 팔아 극빈국 부채탕감에 필요한 14억달러를 마련하자”고 촉구한 것은 이를 입증하는 좋은 사례다.

전문가들은 미 행정부가 금의 가치보유 기능을 공식 부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80년대 이후 금의 가치는 줄곧 떨어지는 추세. 최근 금 1온스(28.3495g) 가격은 3백달러에 못미쳐 96년초의 4백달러에 비해 1백달러 이상 떨어졌다. 금을 가지고 있을수록 손해보는 셈이다.

반면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물가상승률은 1∼2%에 머물러 화폐가치가 매우 안정돼 있다. 특히 달러화나 미국 국채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도 제로(0)’의 자산으로 간주된다. 금으로서는 따라가기 힘든 위상이다.

이 때문에 벨기에 호주 등 많은 나라들은 지난 10년간 보유금을 대량 매각해왔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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