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포르노 주식」살 수도 안살 수도…

‘돈벌이냐 기업윤리냐.’

미국의 성인용 음란 웹사이트업체인 이폭스사(eFox.net)가 뉴욕증시에 주식공개를 신청하자 월가의 점잖은 투자가들이 고민에 빠졌다. 돈을 따르자니 투자사 체면이 구겨질 것 같고 모른척하자니 확실한 돈벌이를 포기하기가 너무 아쉽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주 주당 6달러씩 1백25만주를 매각해 7백50만달러를 마련키로 하고 주식공개를 신청했다. 최근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식공개가 잇따르고 이들 기업의 주가가 하늘높은 줄 모르듯 올랐지만 실제 수익을 올리는 인터넷 기업은 이 회사같은 음란 웹사이트와 온라인 증권업 등 2개 분야가 고작. 야후 아마존 등 주가 폭등세를 주도해온 인터넷 기업들이 아직 한 푼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4만여개의 음란 웹사이트는 대부분 30∼40%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음란 웹사이트의 주식공개로 고민을 하는 쪽은 투자회사들만이 아니다. 웹사이트의 음란물이 노골적일수록 고객이 늘어나 수입은 많아지지만 주식공개 때 주식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투자자는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적정선을 찾는 것은 음란 웹사이트 기업의 고민이기도 하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