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日항공사 "흡연승객 강제 추방"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6분


일본의 항공사들이 흡연승객들과의 전쟁에 나섰다. 일본항공(JAL)과 젠닛쿠(全日空·전일본공수)는 기내에서 담배를 피운 승객을 경유지에 내려놓을 수 있도록 국제선 운송약관을 고치기로 했다. 상습 흡연자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아예 비행기 예약을 받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사내규정을 무시하고 비행기 복도나 화장실에서 담배를 몰래 피우는 승객이 끊이지 않기 때문. 젠닛쿠에 따르면 “담배를 끄라”고 하면 “무슨 근거로 그러느냐”고 반발하거나 복도에 담배를 버린 뒤 발로 비벼 끄는 사례가 월 평균 300여건이나 된다.

외국항공사들로부터는 “아무리 주의를 주어도 담배를 피우는 승객의 거의 대부분은 일본인”이라는 불평도 나오고 있다.

JAL과 젠닛쿠는 다른 승객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불편함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탑승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운송약관에 ‘흡연’을 넣을 계획. 운수성은 항공사들의 이같은 약관개정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두 항공사는 앞으로 국내선 운송약관도 바꾸기로 했다. 흡연에 비교적 관대하던 일본국적의 항공기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도 이제는 ‘옛 일’이 될 것 같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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