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가 최근 지역내 대형갈비집과 냉면전문점에 대해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검출여부 등 식품위생검사를 실시하고도 그 결과를 선선히 발표하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단속을 시행한 일선 구청들은 『단속에 걸린 업체들의 명단이 언론에 보도되면 해당 업소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지 않느냐』며 『냉면육수에 대장균이 좀 있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라고 아리송한 말을 했다.
팔달구청 위생계 관계자는 『명단을 공개할 의무가 있느냐』고 말하는가 하면 권선구청 위생계 관계자는 아예 『우리 구에서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 없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이들은 『검사결과를 굳이 밝히지 않을 것이라면 위생지도감독은 뭐하러 하느냐』는 언론사들의 항의에 결국 명단을 내놨지만 제공해서는 안될 것을 건네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식당 호프 단란주점 등 식품접객업소에 대한 허가와 함께 지도감독이 주요 업무인 구청 위생계는 이들 업소에서 보면 하느님이다.
조그만 식당 하나라도 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위생계의 막강한 권한에 설레설레 고개를 젓게 된다. 업소 관계자들은 『위생계에 잘못 보이면 어떤 꼬투리라도 잡혀 단속대상이 되기 때문에 평소에 잘 보이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단속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려 했던 것은 이들 업소들과의 평소 관계 때문이 아니었을까.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龍琴璨(용금찬)미생물과장은 『대장균이 검출된 냉면을 먹는다고 당장 탈이 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업소에 경각심을 주고 시민들의 선택권을 위해서도 단속한 업소 명단은 공개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수원〓박종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