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4백10억원을 들이고도 개통 20일만에 교각이 갈라져 충격을 안겨줬던 경기 안양시 박달우회고가도로 교각균열사고 수사가 흐지부지 끝날 것으로 보여 안양시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안양경찰서 고위관계자는 지난 11일 『비자금 비밀장부 등을 갖고 도주한 삼풍건설㈜ 이모씨(30)의 신병확보가 안돼 공무원 개입 여부 등에 대해 더 이상 수사를 계속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시공사 삼풍건설㈜의 현장소장 李海鎭(이해진·45)씨와 현장감리단장 林宅圭(임택규·43)씨 등 2명의 구속으로 이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얘기였다.
이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의 한 검사도 12일 『공무원 개입여부 등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다』며 『달아난 이씨가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지만 구체적인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아 수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의 사고발생 후 팔짱만 끼고 있던 안양시도 『금호엔지니어㈜에 설계와 감리를 맡겼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과 경찰은 수사의 계속 여부를 놓고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어떻게 잘못해서 교각이 쩍 갈라져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는 말인가. 삼풍건설이 거액의 기밀비를 사용한 사실을 밝힌 경찰은 왜 서둘러 수사를 종결하려는 것일까.
안양경실련 白承大(백승대·35)사무국장은 『수사종결을 안양시민 누가 납득하겠느냐』며 『시민들과 연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안양〓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