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렬(崔相烈·고미술동호인회장)
현재 도로 확장 계획이 선 인사동길은 학고재 미술관∼인사동 네거리 2백60m구간 약 3백70평. 도로폭을 8m에서 15m로 확장하는 계획으로62년전인 1936년 일제하 도시계획법에 의해 세워졌으나 예산문제로 시행이 미뤄져 왔다. 그러던 것이 최근 인사동 상가와 점포주들 모임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가 공사 시행을 촉구하며 시행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보존회측은 “아스팔트 재포장 공사로 도로면이 높아져 비만 내리면 가게에 물이 찬다” “가건물이 많아 슬럼화하니 이 지역 전체를 정비해야 한다”며 도로확장과 보존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사동에는 전통 가옥이 그리 많지 않으므로 외형보존보다는 체계적인 정비를 통해 전통문화 상품 판매로 인사동거리의 특성을 유지해나가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만만찮다. 시민단체와 문화인들이 중심이 돼 7월 결성한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인사모)’은 “인사동길은 개개의 건물보다는 거리 자체가 문화적 의미를 지니므로 현상태로 보존해야 한다”고 확장불가론을 제기했다.
인사동에는 서울시내 골동품점의 41.5%, 화랑의 38.8%, 필방의 91.8%가 밀집해있다. 도로확장시 철거대상 48개중 44개가 골동품점 화랑 표구점 등. 인사모측은 도로확장으로 재정비된다면 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임대료 상승으로 골동품점 등은 ‘퇴출’당하고 유흥업소가 인사동길을 점령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인사모 회원인 도시연대의 최정한(崔廷漢)사무총장은 “최초의 표구점인 박당표구사, 천상병(千祥炳)시인의 미망인이 경영하는 카페 귀천 등이 철거당할 위기”라면서 “통과차량이 늘고 걷기가 불편해지면 관광객도 줄어 손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문승국(文承國)도시계획과장은 “인사동 보존을 위해 도로확장을 하지 않는 쪽으로 행정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며 “올해안으로 주민의견을 수렴해 보존을 위한 행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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