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같은 미래의 풍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요즘 서울 등 전국 주요 대도시에서는 화려한 전광판들이 여기저기서 도시인의 시선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대형 뉴스전광판. 축약된 뉴스와 화려한 동(動)영상을 내보내는 뉴스전광판은 현재 서울 64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80여개가 가동되고 있다.
도입초기엔 문자방송에 그쳤지만 요즘은 TV화면 못잖게 생생한 컬러 동화상을 자랑한다. 가끔 축구경기 등을 생중계할 때는 전광판 부근에서 단체응원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전광판의 영상은 내부에 있는 직경 3㎝ 가량의 발광소자들이 각기 다른 색상의 빛을 발해 만들어진다. 전광판의 크기는 보통 가로 12m, 세로 8m로 1㎡마다 발광소자가 2백56개씩 들어 있다.
전광판들은 대개 오전6시∼밤12시 하루 18시간 동안 쉬지않고 ‘도심 무성극(無聲劇)’을 펼친다. 뉴스와 광고가 만들어지는 한 사이클은 6분 정도로 한 사이클에 18종류 이내의 상업광고가 뉴스와 함께 편성돼 반복적으로 내보내진다. 하루 동안 광고는 같지만 뉴스는 중간중간 바뀐다.
규정상 뉴스를 포함한 공익광고와 상업광고의 편성비율은 4대6. 규정 광고료는 20초짜리 한번에 2천원 안팎이다.
전체의 20% 가량은 신문사 등 언론사가 직영하지만 나머지는 개인들이 언론사와 뉴스제공 계약을 해 운영한다. 1대의 설치비용은 20억원 정도.
뉴스전광판은 때로 방송뉴스나 신문보다 빠른 경우도 있다. 아직 보도되기 전의 뉴스를 언론사로부터 제공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뉴스전광판을 운영하는데 드는 한달 전기료는 대당 3백만∼4백만원. 한국전광광고협의회측은 “전기소모량은 네온사인에 비해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 뉴스전광판 업체의 간부는 “최근엔 사랑하는 여인을 거리에 불러내 뉴스전광판을 통해 구애하고 싶다고 문의해 오는 젊은이들도 있다”며 “뉴스전광판이 대도시의 한 상징물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홍·이명건기자〉sechep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