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식당 앞엔 곧 긴 줄이 생겼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싼 값에 알찬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시청 구내식당을 찾은 시민들. 주로 50, 60대의 중노년층이 많지만 20, 30대의 젊은 직장인들도 여럿 눈에 띈다.
이날 메뉴는 완두콩밥에 북어국 제육볶음 감자조림 무말랭이 김치. 식대는 직원이 1800원, 외부인은 2500원이다.
인근 은행에 다닌다는 김양현씨(29)는 “마땅히 점심아이디어가 안 떠오를 땐 시청식당을 찾는다”며 “2500원에 이 정도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흔치 않다”고 말했다.
요즘 점심시간에 시청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하루 이용객 1000여명 가운데 300여명이 이같은 외부인들이다.
이곳은 이어 오후 2시반∼5시반까지 간식시간이 되면 다시 외부인들로 붐빈다. 물국수 600원,빵 200원,김밥1000원, 음료수200원등다양한 간식이 제공된다. 사무실 간식거리를 사가는 인근 직장의 여성들이나 주부들이 주 고객이다.
외부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비단 시청식당뿐만이 아니다.
송파구청 구내식당은 점심시간에 200여명의 외부인이 찾는다. 직원 1300원, 외부인 2000원의 식사비를 받고 있지만 돼지불고기 매운탕 장조림 등 1식4찬에 맛도 그만이다. 조리사 영양사 등이 모두 일류식당 버금가는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경찰서 중에도 점심시간이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외부인들로 붐비는 곳이 몇 곳 있다. 강남경찰서 구내식당(직원 2000원, 외부인 3000원)의 경우 점심시간 이용객 200여명 중 30∼40%가 인근 강남구 삼성동 일대 직장인이다.
물론 대부분의 구내식당이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는 않는다. 시청식당의 경우 한끼식사 원가(주로재료비)가 1200∼1300원 정도. 식당임대료 수도료 등을 시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부대비용이 그만큼 절약돼 싼 값에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손님을 빼앗기는 주변 식당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종종 있다.
〈이기홍·이명건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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