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이후 서울시내 곳곳에 40층이 넘는 마천루(摩天樓)형 초고층 아파트가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는 초고층 아파트는 호텔식 편의시설 등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반면 도시계획과 바람의 영향 등에 대한 검증절차도 없이 허가가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고 66층…각종 편의시설 완비◇
▼현황▼
최근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46층짜리 대림 아크로빌을 비롯해 현대 삼성 대우 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4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잇따라 추진중이다. 15일 현재 서울시가 건축을 허가한 4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는 10개를 넘어섰다.
대림 아크로빌 바로 옆 1만200여평의 부지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이 66층짜리 1개동과 59층짜리 2개동 등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또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별관 앞에는 41층 규모의 아파트(대우건설)가 들어서고 서초구 서초동 남부터미널 부지에도 현대건설이 46층짜리 아파트 2개동 등 초대형 주상복합 타운을 짓는다.
▼장단점 및 전망▼
건설사들은 건물 안에 골프연습장 수영장 세탁소 연회장 등 각종 레저 및 편의시설이 들어서 자족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또 주변 빌딩과 아파트단지에 장애를 받지 않고 전망이 빼어나다는 것.
그러나 같은 평형의 일반 아파트에 비해 실평수가 10% 정도 적은데다 바람이 집을 관통하지 못해 환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기존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도 2배 가량 든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문제점▼
초고층 아파트가 계속 생겨나게 된 것은 서울시 건축조례가 고층빌딩을 허가하는 쪽으로 바뀐데다 일조권과 채광권 규제완화도 한몫을 했다.
또 지난해 5월 주상복합건물의 주거용 비율이 과거 70%에서 90%로 바뀌면서 수익성이 높아진 것도 건설사들의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촉진했다.
◇관리비 2배-교통과밀 지적◇
건축가 문홍길(文洪吉·공학박사)씨는 “서울시가 바람을 고려한 도시계획을 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지만 정작 바람의 영향이 중요한 초고층 건물에 대해서는 무신경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씨는 “교통과 교육 등 기간시설의 과밀화 현상 등에 대비해 도시계획 측면에서도 사전신고제 등을 도입해 제반문제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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