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쉼터/분당 중앙공원]수목14만그루 고즈넉한 여유

  • 입력 1998년 9월 10일 19시 53분


높고 푸른 가을하늘. 한주일간 지친 몸과 마음을 야외에 나가 달래고 싶다. 그러나 주말이면 차와 사람으로 메워지는 유명 관광지는 싫다. 어디 가족과 함께 몸고생 마음고생 않고 한나절 편안하게 지낼데는 없을까.

분당 중앙공원(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으로 가보자. 분당신도시 ‘아파트 숲’ 속의 ‘섬’ 같은 곳이다. 가족끼리라면 산책하며 휴일의 한가함을 즐길 수 있고 연인 사이라면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데이트하기에 좋은 곳이다.

분당중앙공원의 자랑은 공원과 인근 불곡산을 잇는 생태계 연결도로 ‘에코브리지(Eco―bridge)’다. 사람이 아니라 동물들을 위한 다리다. 나무와 풀로 단장된 이 도로를 통해 불곡산 동물들이 공원을 드나든다. 운이 좋으면 다람쥐 산토끼 청설모 등 공원으로 ‘산책’오는 동물들도 만난다.

14만여그루의 울창한 수목은 마음의 여유를 찾아 준다. 분당에 사는 회사원 박재형씨(36)는 “온 가족이 공원에 오면 집에서 하지 못했던 여러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고 말했다.

박씨는 에코브리지를 통해 불곡산에 오르라고 권한다. 가족 모두가 산책삼아 오를 수 있는 평이한 등반로여서 1시간반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공원에는 호수도 있다. 경복궁 경회루를 연상케하는 누각이 옛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말의 공원 풍경은 한가롭다. 돗자리 깔고 도시락 까먹는 재미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공원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자동판매기의 음료수 뿐이다. 마실 물은 준비해 오는 것이 좋다.

▼ 가는 길

전철 분당선을 타고 서현역에서 내린다. 공원까지는 5백m 남짓. 승용차로 가려면 서울 강남과 분당을 연결하는 구룡터널을 통과, 분당∼내곡간 도시화고속도로를 이용한다. 공원주차장(1백대)은 무료.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에는 공원주변 도로와 공원 맞은편 분당구청에도 주차할 수 있다. 공원관리사무소 0342―710―2539

〈분당=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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