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쉼터]황토마루 오키드클럽

  • 입력 1999년 3월 17일 18시 36분


나른한 주말, 난향(蘭香) 그윽한 휴식공간이 ‘상춘(賞春)의 몸살’을 앓는 도시민들을 유혹한다.

경기 시흥시 거모동 황토마루와 오키드클럽(0345―498―2127). 2천여평의 공간에 1백20만촉이 넘는 온갖 난을 모아놓은 오키드클럽과 최첨단 유리온실에 들어서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나비의 자태를 연상케 하는 팔레노프시스(일명 호접란), 영락없이 무희(舞姬)같은 온시듐,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덴드로븀, ‘난(蘭)의 여왕’으로 불리는 카틀레야의 향기가 은은하다. 석 목부작 풍란 석곡 춘란 한란 등 동양란도 청초한 멋을 풍기며 ‘부끄러운’ 자태로 서 있다.

백두산돌 충주호수석 야생화 유실수 관상수도 빠뜨릴 수 없는 볼거리. 매주 토요일 오후3시면 난재배 무료강좌가 열리고 대표 유인서(柳寅西)씨가 연출하는 누드촬영대회와 난전시회 등 각종 이벤트도 곁들여진다.

오키드클럽 한 쪽에서는 원숭이 구관조 이구아나 등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키드클럽과 온실을 둘러본 뒤 이국적인 외형을 자랑하는 ‘황토마루’로 발걸음을 옮긴다. 라이브무대가 곁들여지는 이 집의 자랑거리는 황토갈비바비큐정식.

제주흑돼지갈비를 참나무숯으로 훈제구이를 해 담백한 풍미가 일품이다. 갈비에 소스를 발라 부추김치에 싸 먹으면 이 집에서 담근 황토주 한 잔 생각이 절로 난다.

황토주(6천원)에는 인삼 더덕 당귀 등 10여가지의 한약재가 들어 있어 뒤끝이 좋다.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오키드차’는 국화꽃과 난향을 가미해 맛이 깊고 그윽하면서 머리를 맑게 해준다.

황토마루 2층에는 천경자와 북한화가의 그림도 전시돼 있어 한번 둘러볼 만하다.

〈수원〓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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