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맛집]중국음식점 「선궁」

  • 입력 1998년 12월 11일 19시 30분


‘송년모임 어디 좋은데 없을까.’

연말의 ‘송년모임 고민’이 또 시작됐다.

가계 사정이 빠듯해진 만큼 알뜰전략이 필요한 때. 인터넷 할인쿠폰 사이트(www.coupon.co.kr)를 찾는 것도 지혜다. 할인쿠폰제가 아직은 낯선 탓인지 음식점 방에 등록된 식당은 많지 않다. 그중 유일한 중국음식점 ‘선궁’(仙宮·02―597―1397)이 눈에 들어왔다. 할인쿠폰을 출력해오면 5%를 깎아준다고 한다.

향긋한 중국차로 입가심해가며 즐기는 중국요리. 게다가 할인까지 해준다니.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앞 대호빌딩 지하1층의 선궁을 찾았다. 주인은 신라호텔 중식당 지배인 출신인 허익회씨(50). 친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상어지느러미, 바다제비집부터 오리발과 누룽지까지 재료로 쓰는 중국요리. 이를 두고 허씨는 ‘황제와 백성이 함께 만들어낸 음식’이라고 소개한다. 허씨가 가르쳐준 중국요리 즐기는 법. 그 첫째는 메뉴를 천천히 정독한 뒤 재료와 요리법, 양념이 다른 요리를 섞어 주문하는 것. 두번째는 새 요리를 들기 전에는 반드시 차 한잔을 마시며 입안을 헹군다는 것. 마지막은 중국요리는 중국인의 특징적인 성격인 ‘만만디(천천히)’로 즐기라는 것.

화교출신 주방장의 별미요리는 해물누룽지탕. 뚝배기에 담은 고소한 누룽지 맛과 해물소스의 감칠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기름에 튀긴 해물소스, 물기섞인 누룽지를 식탁 위에서 섞을 때 나는 폭발음 또한 입맛을 자극한다.

3, 4가지의 요리를 섞어 1인당 1만3천∼2만원(3종류)을 받는 세트 메뉴가 좋다. 부가가치세 10%는 별도. 10∼50명이 들어가는 방도 3개 있다. 이 기사를 오려와도 5% 할인혜택을 준다.

▼분점 △경기 고양시 일산 그랜드 백화점 9층 식당가(0344―910―2909) △구의동 테크노마트 9층(02―3424―1105)

한편 최근에는 먹고 마시는 모임에서 탈피해 산행 답사여행 스키장 혹은 연극극장 영화관에서 즐기는 것으로 송년모임을 대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경비를 모아 불우이웃과 시설을 찾는 보람형 모임도 있다.

그래도 소주 한잔 없이 민숭민숭하게 보낼 수 없는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알뜰 송년모임 한가지를 소개한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과 가락동 수산물시장을 찾자. 붐비는 인파 속을 헤집고 들어가 자리 잡고 앉아 펄떡이는 생선 등 해산물을 안주로 한잔 곁들이며 올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의 각오를 다져보는 자리. 색다른 별미가 되지 않을까.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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