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맛집]포천 「곰터먹촌」

  • 입력 1998년 12월 25일 20시 29분


검은 장독대 위로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며 깊어가는 겨울밤. 잠은 안오고 속이 궁금해질때, 바로 밤참이 필요한 시간이다. 한 겨울밤의 야참, 이북지역에서 예로부터 즐기던 김치말이 국수가 제격이다.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 북녘땅에서 가장 대중적인 겨울 밤참. 얼음이 둥둥 뜬 김치 국물의 차고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경기 포천군 베어스타운 스키장 근처의 ‘곰터먹촌’(0357―34―0732). 손맛의 주인공은 평안도 출신으로 김치말이 국수 특허를 갖고 있는 안주인 함병현씨(65)다.

함씨가 소개하는 김치말이국수 만드는 요령.

우선 쇠고기로 육수를 낸다. 육수용 쇠고기는 물이 끓기 시작할 때 넣고 끓인다. 고기를 젓가락으로 찔러 보았을 때 푹 들어가면 적당히 익은 것. 이때 불을 끄고 고기는 따로 건져 놓는다.

다음은 김치 국물과 섞기. 미리 준비한 김치 국물과 식힌 육수를 1대1 비율로 섞은 다음 겨자를 조금 풀고 간을 맞춘다. 김치 국물 반 공기와 육수 반 공기를 섞어 밥그릇 한 공기 정도로 만들면 1인분으로 적당하다.

마지막은 담아내기 순서. 그릇에 삶은 국수를 넣고 국물을 붓는다. 오이와 배를 채 썰어 넣고 김치를 위에 올린다. 육수를 우린 뒤 건져낸 고기는 얇게 썰어 3장 정도 얹고 으깬 두부를 넣는다. 어슷어슷 썬 풋고추와 잣을 얹고 깨소금과 참기름을 두르면 맛있는 웃기가 완성된다.

곰터먹촌에서는 주방에 있는 대형 김치 국물 냉장고가 이색적이다. 김장김치국물이 얼음에 채워져 있다. 칼칼한 김치맛이 제대로 살아나는 김치만두(5천원). 돼지고기와 김치를 갈아 넣은 평안도식 녹두전(1만원). 노릇하게 지져낸 모듬전(2만원)도 이 집의 별미다.

함씨와 큰아들 내외가 운영하는 포천의 본점 외에 둘째아들 내외가 손맛을 전수받아 차린 강원 홍천군의 대명점(0366―434―8753), 무주리조트의 이북5도전문점(0657―320―6928)에서도 김치말이국수를 맛 볼수 있다. 이북5도전문점은 귀순해온 강봉학씨가 만드는 순대 가자미식해 등 함경도음식, 함씨의 김치말이국수 등 평안도 음식 등 이북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포천〓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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