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맛집/중국집「연경」]하얀짬뽕 속풀이 「캡」

  • 입력 1999년 3월 12일 19시 12분


“하얀 짬뽕을 아십니까.”

평범하고 일반적인 (빨간) 짬뽕에 시들한 사람들이라면 한번 찾아볼 만한 메뉴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중앙대 용산병원 맞은 편 건물 지하에 위치한 중국집 ‘연경’(02―796―5664)을 찾아가면 하얀 짬뽕을 맛볼 수 있다. 하얀 짬뽕의 정식 명칭은 부추짬뽕(4천5백원).

31년 요리경력의 화교2세인 하중례(河仲禮·47)씨가 10여년 전부터 내놓기 시작한 부추짬뽕은 짬뽕에 넣는 고춧가루를 뺀 것.

부추의 그윽한 향기와 새우 계란 등으로 우려낸 국물의 담백한 맛이 일품. 술먹은 다음날 해장용으로 그만이다.

하얀 짬뽕이지만 우동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짬뽕은 야채를 살짝 볶은 뒤 육수를 부어 끓여내지만 우동은 처음부터 야채를 넣고 삶는 것. 부추짬뽕이 아무리 하얗다고 해도 짬뽕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맛은 우동과 전혀 다르다.

배달을 하면 음식맛이 변하기 때문에 배달을 하지 않는 것이 이 집의 특징. 이 때문에 단골손님들이 아니면 찾기 힘든 곳이다. 소설가 김이연씨와 천문학자 조경철씨가 이 집 단골이다.

부추짬뽕을 먹기 전에 부추잡채(2만3천원)와 탕수육(1만2천원)으로 빈속을 채워도 좋다.

또다른 하얀 짬뽕은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뒤의 허름한 골목에서 판다. 중국집 ‘중원장’(02―755―6500)의 하얀 짬뽕 이름은 ‘굴짬뽕’(3천원).

이름 그대로 굴을 듬뿍 넣어 국물 맛을 냈다. 국물을 쭉 들이켜면 속이 확 풀린다. 물론 고춧가루를 쓰지 않아 색깔이 하얗지만 느끼한 맛을 없애기 위해 충남 청양의 매운 고추를 다져 넣어 제법 얼큰하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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