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시에서 조그만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씨(39)는 중소기업 운영자금 대출 절차를 문의하기 위해 최근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 제 2청사에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헛수고였다. 결국은 수원에 있는 도청에 문의해야 했다.
경기 북부 10개 시군을 관할하는 경기도 제 2청사가 개청(2월25일)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직원이 부족한데다 업무 인수인계도 늦어져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무 혼선〓제 2청사는 수원 도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민원업무를 처리하게 돼있다. 제 2청사에서 처리하는 업무는 3392건으로 도청업무의 86%에 해당한다. 그러나 기구와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도는 당초 제 2청사 조직을 7국 23과 577명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행정자치부는 기존 북부출장소 조직(4국12과 207명)에서 85명을 늘린 6실국 19과 292명만 인정했다.
그나마 제대로 인력 충원이 안된 상태. 85명의 증원인력 중 51명은 이달 들어서야 인사발령을 받았고 아직도 5급 4개 자리를 비롯해 34개 자리는 결원 상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야근을 밥먹듯 하며 일에 매달리고 있지만 업무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하고 있을 만큼 일손이 모자란다.
건설주택과의 경우 265건의 업무를 넘겨받았지만 관련 서류가 1t트럭 3∼4대 분량에 이르는데다 다음달 사무실 이전 등이 예정돼 있어 기본적인 현황 자료의 30% 가량만 도청에서 받아 왔다.
더구나 신규 전입 직원들이 아직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무실 혼동〓청사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서둘러 개청하는 바람에 현재 19개과중 15개과는 의정부시 호원동 옛 북부출장소에 있고 나머지 여성복지과 가정청소년과 기업지원과 축산산림과는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인 의정부동 청소년회관에 있다. 때문에 이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민원인들은 두 번 걸음 하기 일쑤다.
27일 ‘모자(母子)가정’에 대한 지원문제를 상담하러 제 2청사를 찾았던 유모씨(33·여·구리시 수택동)는 “호원동 옛 출장소 건물로 찾아갔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의정부동으로 가야했다”고 말했다.
제 2청사는 다음달 10일경 사무실 전체가 의정부동 삼성생명빌딩으로 이전할 계획. 2002년초에는 금오동 택지개발지구내에 짓고 있는 새 청사로 옮길 예정이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초도순시 때 조속한 제 2청사 개청을 지시한 이후 1년도 채 안돼 서둘러 개청하는 바람에 준비가 다소 미흡했다”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업무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도 제 2청사는 경기 북부지역의 의정부 고양 파주시 등 6개시와 가평 연천 등 4개군 225만명의 인구(도 전체의 25%)와 도 전체 면적의 42%인 4297㎢를 관할한다.
<의정부〓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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