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지하철 100배 즐기기<22>반석역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8시 06분


반석역은 대전지하철 1호선 시발역이자 종착역이다.

‘반석(盤石)’은 기초가 되는 돌. 반석역은 말 그대로 대전 지하철의 반석인 셈이다.

이곳은 대전 북서쪽 가장 끝자락으로 신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과 접해 있다, 이 때문에 지하철 이용객 중 연기군 금남면이나 공주시 장기면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은 반석역까지 승용차를 몰고 와 주차한 뒤 지하철을 타고 대전에서 볼일을 본다.

처음 타고 마지막으로 내려 열차 안은 늘 썰렁한 편이지만 역 주변은 신흥 번화가로 떠오르고 있다. 노은택지 개발로 반석마을 4963가구가 입주했고 도보로 15분 거리에는 올해 2월 부산에서 군수사령부가 이전해 왔기 때문.

▽개천이 흐르는 아파트 단지=반석역 생활권인 유성구 반석동, 안산동, 외삼동, 지족동은 갑하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갑하산 최고봉은 해발 573m의 우산봉(雨傘峰). 옛날 대홍수 때 이 봉우리만 우산처럼 남아 있었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가뭄 때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는 기록도 있으며 지금은 등산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반석마을 8개 단지는 제각각 건설사가 달랐다. 금성백조건설, 삼부건설, 계룡건설 등이 자신들의 브랜드인 예미지, 리슈빌, 르네상스 등을 사용해 오다 올 2월 ‘반석마을’로 통합하면서 대규모 단지로 변했다. 갑하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반석천이 아파트 사이로 흐르고 단지에서 2, 3분만 걸어가면 논과 밭이 있는 자연부락이 나온다.

▽7개의 별이 언제 반짝거릴까=육군 군수사령부는 ‘칠성대’라고도 불린다. 군수사령부가 47년의 ‘부산시대’를 마감하고 대전으로 온 것은 올 2월.

이전 당시 부산은 연간 1조 원의 경제적 손실과 2만여 명의 고용 감소, 0.1%의 실업률 증가가 발생할 것이라며 강력히 저항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대전으로 이사온 지 10개월이 되도록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당초엔 군수사령부 이전과 함께 군인 및 군무원, 부양가족만 3000명, 군수조달업체 가족까지 합치면 1만여 명이 이주해 올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주소를 이전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 사령부 입구 반석역 주변에는 군수업체 이전을 기대하며 새로 지은 건물이 많지만 대부분 텅텅 비어 있다.

노은2동사무소 김미자 사무장은 “정부대전청사 공무원의 경우를 감안하면 가족 이전까지 10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먹을거리도 자연식=얼마 전만 해도 이곳은 대전의 변두리였다. 먹을거리도 대부분 오리나 닭, 그리고 탕류가 많아 다시오리, 자주오리, 오리사냥 등 오리집 간판이 즐비하다.

고깃집으로는 송가네우수대통(042-822-8887)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송가네식품(족발, 보쌈) 박흥재(51) 사장이 군수사령부 입구에 직접 개업한 이 집은 ‘한우가 아니면 한우 100마리를 준다’고 공언하며 꽃등심과 한우 특수부위 모듬을 판매한다.

고기는 참숯불에 굽고 갓김치와 양파 소스, 동치미와 선짓국을 곁들여 준다. 정육점도 함께 운영한다. 상호가 ‘운수대통’이 아닌 ‘우수대통’인 것은 ‘소가 뛰어나다’(우수·牛秀)는 뜻.

맞은편에 있는 봉황홍두깨칼국수(823-3833)는 점심 때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맛보기 보리밥을 열무와 고추장에 비벼 먹는 사이 대파, 새우, 바지락, 호박, 버섯을 넣은 황태육수가 끓으면 칼국수 면을 직접 넣어 먹는다. 양이 많은 편이어서 2명이 가면 칼국수 1인분과 왕만두 1인분(8000원)이면 충분하다.

25년간 충청은행과 하나은행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반석역장이 된 김경상(51) 역장은 대전에서 알아주는 미식가. 그는 연기군 방향 도로변의 안성댁부대찌개(824-2585)와 보신탕 전문점 칠갑산(823-5627)을 추천한다.

다도해해물탕(826-3188)과 구수미(청국장, 찌개류·476-0500)는 누리꾼 사이에서 맛집으로 평가받는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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