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시내버스 100배 즐기기<2>수통골 노선 103번

  • 입력 2008년 2월 22일 06시 52분


《‘충청의 영산(靈山)’ 계룡산이 빚은 3개 봉우리 금수봉, 빈계산, 도덕봉.

통털어 흑룡산(黑龍山)이라 부르는 이곳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이유는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계룡산을 통째로 볼 수 있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등정의 기쁨을 맛볼 수 있고, 등산로 입구 수통골 주차장 주변에는 저마다 맛 자랑을 하는 음식점까지 즐비하다.》

한밭골 굽이굽이 길따라

수통골 오리요리 맛따라

수통골 주차장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103번 좌석버스와 115번(수통골∼한밭도서관), 117번(수통골∼대전역동광장), 133번(수통골∼신탄진 철도공작창) 입석버스 등.

그중 대표적 노선이 103번 좌석버스. 대전대를 출발해 판암역∼대동역∼우송대∼고속버스터미널∼홍도육교∼중촌사거리∼삼천동∼시청∼타임월드∼대덕대교∼충남대∼장대사거리∼한밭대를 거쳐 수통골에 도착하니 대전시내를 거의 모두 통과한다.

103번 버스는 평일에는 11∼13분, 토요일은 13∼15분, 휴일에는 15∼17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주말과 휴일에는 등산복 차림의 승객이 많다.

수통골 입구에서 계룡산 쪽을 바라보면 왼쪽이 금수봉(錦繡峰·해발 532m)과 빈계산(牝鷄山·415m), 오른쪽이 도덕봉(道德峰·535.5m)이다.

이곳은 2003년 이전까지만 해도 대전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2003년 하천을 중심으로 왼쪽 금수봉과 빈계산이 국립공원지역으로 편입되고 나무다리, 벤치, 안내판 등 편의시설이 집중되면서 등산객이 급격히 늘어났다.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 박순백 수통골분소장은 “최근에는 하루 3000∼4000명, 성수기에는 6000∼7000명이 찾는다”며 “평일에는 동학사 쪽보다 오히려 많다”고 말했다.

금수봉은 이름 그대로 비단으로 수놓은 듯 아름답다는 뜻이며 동쪽 빈계산은 암탉이 알을 품는 형상임을 나타낸 것. 또 도덕봉은 옛날 이곳에 도둑들이 떼를 지어 살아 ‘도둑골’ ‘도적골’로 불리다 바뀐 것이라고 한다.

수통골에서 빈계산까지 다녀오는 데는 1시간, 금수봉까지는 1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가족끼리의 등산코스로 제격. 중간중간에 폭포와 계곡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정상에 올라 자신이 사는 집을 손으로 짚어 보는 것도 괜찮다.

수통골 입구에는 20여 개의 음식점이 있다. 그중에 예로부터 해독보원의 영약으로 꼽히는 오리 전문점이 10여 개 있다. 도덕봉(825-3777), 천우(823-2189), 동강유황오리(822-0545), 수통골(822-0300), 옥녀봉(825-7820), 수통골본가(824-5289), 산골(822-6458), 고향촌(823-1540) 등 이름도 저마다 독특하다. 하지만 맛은 비슷하다는 평가.

훈제와 로스 한방탕이 주 메뉴이며 오리 요리를 주문하면 항아리칼국수나 해물칼국수, 돌솥밥, 간장게장, 두부, 청국장 등을 공짜로 내 놓는다.

103번 버스 노선의 또 다른 맛 집은 중촌동주민센터 정류장 근처에 있는 서울북어(253-1374). 종갓집 맏며느리인 경남 진주시 출신 이순옥(59) 씨가 17년 전 문을 열어 지금까지 한곳에서 북어탕을 끓여 왔다. 강원 인제군 ‘제일덕장’에서 황태를 가져와 대가리와 꼬리만 넣어 3시간 끓인 뒤 다시 북어를 넣고 1시간 동안 끓여 육수를 만든다. 황태, 두부, 밤, 콩나물, 홍고추, 부추, 팽이버섯, 황지단을 고명으로 얹어 내 놓는다. 맛이 깔끔하면서도 담백하며 10년째 한 그릇에 5000원이다.

103번 버스 종점인 대전대 입구에는 캠퍼스 타운에 걸맞게 3500원짜리 탕수육과 2000원짜리 삼겹살, 1500원짜리 자장면 집이 즐비하다.

중촌동의 안양해물탕(254-5669), 충남대 앞 연래춘대반점(825-1177), 동구 용전사거리의 힐하우스(636-6000·안심스테이크)도 103번 노선에서 만날 수 있는 맛 집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이 시리즈는 매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다음엔 대전 지역 문화역사유적지인 남간정사와 우암사적공원 등을 둘러보는 310, 310-1번 노선 이야기가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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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 대전시·대전버스운송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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