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공원∼보문산공원∼가양공원∼우암사적공원∼동춘당공원…. 대전 중구 침산동에서 대덕구 읍내동 대한통운마트까지 운행하는 310번과 대한통운∼한빛고 노선인 310-1번 버스는 대전시내 5개의 큰 공원을 모두 지나 공원 셔틀버스를 연상케 한다. 노선 곳곳에 볼거리와 맛집도 많다. 가족과 함께 시내버스로 공원을 들러보고 주변 맛집을 찾으면 아주 경제적으로 산책도 하고 지역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우암 선생의 강학(講學) 정신이 깃든 우암사적공원=우암사적공원(동구 가양동)은 조선 후기 유학의 대가인 우암 송시열(1607∼1689) 선생이 제자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던 곳. 야산 기슭에 남향으로 들어앉은 남간정사가 대표적 건축물이다. ‘남간(南澗)’이란 양지를 흐르는 개울이란 뜻으로 주자의 시 ‘운곡남간’에서 따온 것.
1683년 지어진 남간정사는 샘에서 나온 물이 이 건물의 대청 밑을 통해 연못으로 흘러가도록 설계돼 있다. 그 독특한 구조로 우리나라 건축 조경의 백미로 불린다. 우암 선생의 위패를 모신 남간사와 구기자와 국화가 무성했다 해서 붙은 기국정, 송자대전목판 등이 볼거리다.
이곳 문화관광해설사 이옥자 씨는 “이곳을 산책하다 보면 자녀들이 우암 선생의 학문 열정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암공원에서 버스로 7, 8분 떨어진 송촌고에서 내리면 동춘당공원을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 학자였던 동춘당 송준길(1606∼1672) 선생이 지은 별당으로 조선 중기의 단아한 건축 양식을 잘 보여 준다. 보물 제209호.
송촌 택지개발에도 온전하게 모습을 보전하고 있으며 공원 전체가 흙바닥이어서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시내 야경이 일품인 보문산공원=노선 중간쯤에 있는 보문산공원은 20년 전만 해도 대전 유일의 공원이었다. 1965년 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애초 보물이 묻혀 있다 해서 ‘보물산’으로 불리다 보문산으로 바뀌었다고.
야외음악당과 놀이시설 그린랜드, 케이블카가 있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장소였으나 지금은 모두 폐쇄됐다. 그러나 새로 지어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지금도 명품.
공원 입구에는 파전과 막걸리, 꽁보리밥을 먹을 수 있는 맛집이 즐비하다. 또 사주팔자, 운세 등을 보는 점집 50여 곳이 공원 입구에 밀집해 있다.
이 밖에 310번 종점인 중구 침산동에는 뿌리공원(042-581-4445)이 있다. 효를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테마공원으로 우리나라 72개 문중의 성씨 유래를 담은 비(碑)가 모여 있다. 지난해에도 69개 문중이 유래비 건립을 희망해 왔다. 매년 8만여 명이 들러 자신의 ‘뿌리’를 찾고 간다.
▽저렴하고 독특한 맛집=공원을 오가는 노선이다 보니 맛집도 많다.
우암사적공원 주차장 앞에 있는 가양가든(042-628-5533)은 삼계탕으로 유명하다. 국내 우수 육계 브랜드인 H닭고기만을 구입해 10시간가량 푹 고은 뒤 정갈하게 무친 겉절이와 함께 내온다. 황기와 엄나무, 대추, 밤, 인삼 등 6가지 재료가 들어가며 한 그릇에 6000원.
한국폴리텍대학에서 가양2동 사무소 쪽으로 있는 가양숯불갈비(042-638-2188)는 미식가를 자처하는 사람이 많이 찾는다. 양념에 적당하게 재워 숯불에 구워 내는 돼지갈비(1인분 6000원)와 해독 보원의 영약으로 불리는 한방오리백숙(한 마리 3만 원)이 인기다.
우송정보대 안에는 일본인 교수가 문을 연 라멘 전문점 솔면하우스(042-629-6492)가 있다. 쇼유(간장)라멘, 가라시(고추)라멘, 미소(일본된장)라멘, 시오(소금양념)라멘 등 일본 전통 라멘을 3000원 안팎에 맛볼 수 있다. 런치타임은 오전 11시∼오후 2시, 디너타임은 오후 4∼7시이다. 토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이 시리즈는 매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다음엔 대학 입학철을 맞아 목원대와 충남대 등을 둘러보는 120번, 222번 이야기가 게재됩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이나 소개할 만한 멋집 맛집 등이 있으면 동아닷컴 대전지역 전용 사이트(www.donga.com/news/daejeon)에 올려주십시오. 확인 후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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