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의 이야기를 한 시간 넘게 들으면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회사 밖은 지옥이 아니다”라는 말이었다. 회사를 나와서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방법은 있으며, 다만 두 가지를 당부했다. 회사를 나와 불규칙한 수입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조직에 있을 때보다 소비를 줄일 수 있어야 하며, 조직에 있는 동안 나름의 경쟁력을 쌓아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 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이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은 평균 나이 36세, 회사 재직 기간 7년, 자기 가게를 오픈한 지 2년 내외가 되는 7명과의 인터뷰를 싣고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퇴사를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경계하는 것이다. 대기업 퇴사 후 디저트 가게를 운영 중인 김희정 대표는 “구태여 용기라고 할 이유도 없다”라고 잘라 말하면서 “본인의 진심을 헤아릴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권한다. 이들 대부분이 퇴사 후 수년 동안 직장에서 벌던 것만큼 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나왔고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이들은 그 상태 자체를 행복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유 대표 역시 1인 기업으로서 불안감이 없을 수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가는 현재 상태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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