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6개 단체는 정부의 원안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경실련과 한국노총 등은 기금분리 등의 보완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참여연대 등은 자영자 등의 소득하향신고로 발생하는 내년도 연금수급자의 손실은 국고지원 등 별도의 조치로 해결하고 자영자의 소득 파악은 꾸준히 계속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으며 경실련 등은 자영자의 소득 파악에 걸리는 3∼5년 동안 국민연금 수급기준을 일시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시민 사회 노동단체들의 주장이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관계부처도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복지국가 개념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는 이상(理想)임에 틀림없다.
그같은 사회건설을 위해 ‘있는 자’가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좀 더 부담해 ‘없는 자’를 도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도, 의료보험도 확대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고소득 자영자를 그냥 둔 상태에서 수입이 전부 드러난 직장근로자의 소득이 그들에게 역진(逆進)하는 현상을 그대로 묵과하는 것은 사회정의에 반(反)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현재 25% 정도인 자영자의 소득파악률(KDI는 50%로 추정)이 60, 70, 80, 90%로 높아질 때까지 국민연금 확대와 의료보험 통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주장과 가는 방향이 옳고 반드시 이룩해야 할 목표라면 우선 시행하면서 문제점을 보완 개선해 나가자는 주장은 결국 목적은 같으나 접근 방법을 달리 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영자 소득 파악 시기를 앞당겨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하고 그때까지 손해를 보는 사람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원 조치를 마련해야 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잡는 묘수를 찾아야 할 형편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고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차제에 획기적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그러나 이 모든 논란을 뒤집어보면 국민 모두가 법이 규정한 세금, 그리고 맡은 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인데 현실은 어떤가.
국제통화기금(IMF)관리 체제이후 각 부문에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재벌은 재벌대로,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IMF의 고비를 넘어 경쟁력 있는 집단이 되어 보고자, 또 다시 한번 잘 살아 보자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유독 백년하청(百年河淸)과 같은 집단이 있다. 바로 정치인 집단이다. 가장 큰 권력,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 집단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국민이 보기에는 싸우는 데 여념이 없는 것 같다. 정치자금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의 낭비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등 정치개혁은 제대로 하고 있는가.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국민적 논란에 정치권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여야가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한진수〈사회부장〉han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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