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에 걸친 군사독재 권위주의 체제가 남긴 대표적 적폐 중 하나가 ‘정치인’ 충원 방식의 왜곡이다. 기성 정치인을 송두리째 ‘구악(舊惡)의 표상’으로 정치권에서 몰아내고, 정변(政變)의 주역이 마치 ‘간택(揀擇)’을 하듯 정치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새 정치인’들을 양산해내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왔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악순환의 결과가 바로 오늘날 목도하는 정치불신이요 정치혐오다.
그런 간택방식으로 충원된 ‘새 정치인’들 모두가 정치불신을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개중에는 성공사례로 평가할 수 있는 인물도 적지 않았고, 간택과는 관계없이 순수하게 선거구민에 의해 선택된 정치인이 지탄 속에 물러나야 했던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권력자 한 사람의 취향이나 판단에 의지한 정치인 충원방식이 광범위한 민의의 검증 절차를 앞서기는 어렵다. 하물며 언제부턴가 ‘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