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영상산업의 두 축인 영화와 게임.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할리우드가 영화 산업을 호령하는 것처럼, 게임은 일본의 게임 제작사들이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다. 한국의 회사들에겐 기회가 없는 것일까? 아니다, 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일본에서는 휴대용 게임기인 게임보이와 포켓스테이션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가정용 게임에 비해 화면도 조악하고 내용도 간단했지만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전에 나온 다마고치도 아이디어는 우수했지만 무척 간단한 휴대용 게임이었다.
우리 나라 게임으로는 보기 드물게 외국에 수출된 ‘팜골프’(지오인터랙티브). 그 성공 이유도 손바닥만한 휴대용 PC에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은 게임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게임은 영화와 다르다. 거대한 제작비의 대작 소프트웨어와 적은 제작비의 작은 소프트웨어들이 공존할 수 있다. 휴대용 영화관은 없지만 휴대용 게임기는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유망한 게임 분야는 무엇일까? 아마 이동전화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일지 모른다. ‘이게 무슨 핸드폰이야. 컴퓨터지’라는 광고 카피가 등장할 정도로 최근의 휴대폰은 CPU의 성능이나 메모리 용량이 좋아졌다. 액정화면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통화대기 시간이 150시간에 이르는 배터리도 나왔다. 더우기 인터넷과 연결된 휴대폰은 손쉽게 새로운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휴대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만 2천만대 이상, 전세계적으로 수 억대의 휴대폰이 보급됐다. 휴대폰 게임에서 성공하는 자가 다음 시대의 게임업계를 리드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김지룡〈신세대문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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