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평민 출신으로 유일하게 일본 육군의 최고급 엘리트 양성 코스인 육군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육군 중장까지 오른 홍사익. 그는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떳떳하게 조선인임을 밝혔고 지휘관으로 파견될 때마다 일본어와 한국어로 두 번 취임인사를 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 필리핀에서 포로수용소 소장으로 있을 당시 연합군 포로에 대한 불법 처우와 포로 학대, 살해의 원인 제공 혐의로 기소되어 필리핀 마닐라에서 처형됐다. 그의 글씨는 일 잘하고 출세욕이 많은 사람의 전형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나무 목(木)자 등에서 머리 부분이 돌출하는 것이다. 이는 평범함에 만족하지 못하고 1등이 되겠다는 심층 심리를 보여 준다. 정치가, 지도자, 대기업 경영자 등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그는 소년 시절 과거에 뜻을 두었다가 과거제도가 폐지되자 출셋길을 찾아 상경했고 한성에서 일본 유학 기회를 잡았다. 이런 사람들은 외향성이 풍부하지만 자기주장이 강해서 협조성이 떨어지고, 의사소통을 해서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홍사익 역시 글자의 구성 부분 사이의 간격도 좁아서 소통 능력은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홍사익은 한 획으로 한 글자를 쓰는데 사물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남을 의미한다. 또 세로선이 길게 뻗쳐서 일처리 능력이 탁월하다. 일반적으로 군인들은 모서리에 각이 선명한 글씨를 쓰는데 홍사익의 글씨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편이다. 일본 육사 재학 당시 문학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일왕 앞에서 직접 자작시를 낭독했다고 한다. 그는 출세욕 말고는 다른 욕심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글씨가 작아서 과시형이라기보다는 실속형이고 절약하는 습성을 가졌다. ‘일본 제국에 충성을 다한, 개인적으로는 훌륭하고 청렴결백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출세도 했지만 그 출세욕 때문에 불운하게 인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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