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비친 한국… BTS, 건강보험, 개고기[카디르의 한국 블로그]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아이한 카디르 (한국이름 한준) 터키 출신 한국인·한국외대 국제개발학과 교수

한국은 세계에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몇 년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작년에 미국 토슨대 에페 세윈 교수, 스위스 프리부르대 디아나 인겐호프 교수와 함께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연구 지원을 받고 연구를 진행했다. 해외에서 한국 이미지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하고 트위터에서 ‘South Korea(남한)’, ‘Korea(한국)’가 들어간 모든 트윗을 분석했다. 이번 글은 우리의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쓰려고 한다.

국가 이미지 관련 조사는 대부분 설문조사로 이어진다. 누가 물어봐서 대답하는 방식의 설문조사 이외에, 사람들이 공유하고 싶은 것을 공유하는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도 국가 이미지를 분석하는 데 살펴볼 만하다. 특히 요즘 많은 사람들이 뉴스와 정보를 SNS를 통해 얻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SNS 데이터는 여론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 여론을 형성한다고 할 수도 있다.

트위터에서는 한국과 관련해 3가지 트윗이 가장 많이 나온다. 한 가지 일러둘 점은 우리가 검색한 키워드 때문에 일부 언어의 트윗만 분석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본어, 러시아어, 아랍어, 중국어 등의 언어로 올려진 트윗은 이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 검색어와 관련해 가장 많이 나온 이슈는 케이팝 관련 트윗이다. 특히 BTS와 EXO 관련 트윗이 가장 많았다. 이 두 케이팝 그룹의 세계 투어는 트위터에서 많이 이야기됐다. 역시 케이팝은 한국 관련 대화의 시작인 것 같다. 두 번째로 많이 나온 트윗은 다양한 이슈와 관련해 여러 국가들을 순서 매긴 트윗이다. 경제, 기술, 보건 등 많은 이슈 관련 리스트에서 다른 나라들과 한국도 언급된 셈이다. 그중에도 특히 작년 한국이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는 두 개다. 하나는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약속한 보편적 건강보험제도였다. 보편적 건강보험제도가 있는 세계 여러 나라 중 한국도 언급된 것이다. 두 번째는 더스펙테이터인덱스(The Spectator Index)에 올라온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관련 트윗이다.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가운데 7번째로 국가채무비율이 낮은 국가로 나왔다.

세 번째로 한국이 가장 많이 언급된 이슈는 ‘한국에서 개고기 문화를 없애자’는 동물 활동가들이 보낸 트윗들이다. 한국 관련 설문조사와 구글 트렌드 결과를 비교할 때는 개고기 이슈가 한국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주제는 전혀 아니었다. 그렇지만 트위터와 다른 SNS는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도 있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팬들이나 활동가들이나 의제 설정을 위해 그들이 지지하는 주제의 트윗을 지나치게 많이 올려 대화를 지배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동물 활동가들이 한국 관련 대화를 그렇게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는 한국의 공공 외교정책에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한국 관련 여론을 가장 많이 형성하는 100개 트위터 계정 중 공식적인 트위터 계정은 문재인 대통령과 연합뉴스, 이 두 개였다. 트위터와 SNS가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공식 계정을 통해 플랫폼에서 한국 관련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화를 유도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그러지 않으면 한국 관련 대화는 한국이 원하지 않는 이슈에 지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국가들을 비교하는 여러 세계적인 지표들은 트위터에서 인기가 많다. 이 연구 결과는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마케팅 형태의 국가 브랜딩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민이 행복하게 잘 사는 사회를 위해 사회, 보건, 복지, 경제 등의 정책을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이런 세계 지표 분야에서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번 기고는 미국 토슨대 에페 세윈 교수, 스위스 프리부르대 디아나 인겐호프 교수와 함께 썼습니다.

　

아이한 카디르 (한국이름 한준) 터키 출신 한국인·한국외대 국제개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