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의 르네상스는 올 것인가. 제2회 동아시아경기를 맞는 농구인들의 가슴이 벅차게 부풀어 오르고 있다.
한국농구 80년사를 통틀어 여자농구의 절정기는 84년. 이해 한국은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한뒤 1개월만에 다시 상해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홈팀 중국을 누르고 우승했었다.
이후 여자농구는 침체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다. 88년 홍콩아시아선수권, 90년 북경과 94년 히로시마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중국에 항상 기가 죽어 있었다.
여자농구가 올해 중흥의 조짐을 보인 것은 이달초 방콕에서 끝난 제17회 아시아선수권대회. 한국은 이 대회 예선에서 중국과 일본을 연파한뒤 결승에서 다시 일본을 꺾어 전승의 기록으로 우승했었다.
이번 동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한국여자농구는 80년대이래 처음 두대회 연속우승의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전망은 밝다. 이번 대회 출전팀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4팀. 한국은 11일 예선 첫 경기에서 대만을 11점차로 간단히 잠재웠다.
중국과 일본은 아시아선수권대회때의 얼굴들이 대폭 교체됐다. 중국은 미국프로농구에 진출하는 「아시아의 마녀」 정하이샤(2m4) 등 주전의 상당수가 빠졌고 일본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2연패한 국가대표팀 대신 청소년대표를 주축으로 한 새 팀을 파견했다.
따라서 한국팀은 아시아선수권대회때보다는 훨씬 여유가 있다. 또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상금을 듬뿍 받은 선수들의 사기도 높다.
한국팀의 임영보 총감독은 『우승을 믿어도 좋다』며 『프로 출범을 앞두고 80년대 초반이후 다시 여자농구의 붐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했다.
<부산=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