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김남일 “지단 부상 ? 제가 안그랬어요”

  • 입력 2002년 5월 29일 18시 11분


“제가 안그랬어요.”

프랑스의 ‘축구대통령’ 지네딘 지단의 개막전 불참이 확정된 후 가장 놀란 사람은 누굴까.

물론 로저 르메르 감독과 프랑스 국민도 쇼크를 받았겠지만 가장 뜨끔했던 선수는 바로 한국 월드컵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25·전남·사진).

지단이 출전해 부상한 26일 한국-프랑스 평가전에서 김남일은 전담수비수로 지단의 발을 꽁꽁 묶어 활동폭을 최소화시켰던 선수. 이 경기에서 그는 거친 몸싸움과 태클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언론엔 김남일의 태클로 지단이 허벅지 부상을 했다고 보도됐다.

하지만 지단의 개막전 불참이 확정된 다음날인 29일 만난 김남일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항변. 그는 “물론 세계 최고의 선수를 개막전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게다가 프랑스에선 국민적인 스타 아닌가. 그렇지만 내가 지단의 부상에 책임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축구경기에서 그런 수비와 부상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강조했다.

프랑스 대표팀 주치의도 28일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대표팀과의 평가전 때문에 부상이 발생한 건 아니다”고 말해 일단 김남일은 ‘면죄부’를 받은 상태다. 프랑스 내에서도 프리메라리가에다 챔피언스리그 등 잇따른 경기출전으로 지쳤던 지단을 무리하게 평가전에 내보낸 르메르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려 있다. 그래도 자책감에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김남일은 전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당당한 목소리였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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