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세네프'를 아십니까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53분


“이거 집안싸움이네.”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아트사커’ 프랑스와 월드컵에 처음 얼굴을 내민 ‘검은 사자’ 세네갈. 언뜻 보기에 각각 유럽과 아프리카의 나라로 전혀 관련이 없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세네갈은 프랑스가 식민지배를 했던 나라다. 이 때문에 세네갈은 프랑스어를 쓰고 있다. 또 세네갈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이 프랑스 1부리그에서 뛰고 있다. 결국 ‘멀고도 가까운 나라’가 프랑스와 세네갈이다.

31일 열리는 2002한일월드컵 개막전은 프랑스와 세네갈의 ‘집안싸움’도 관심거리다.

1960년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탈피한 세네갈은 악감정을 가질 만도 하지만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프랑스인 브뤼노 메추(48)를 대표팀 사령탑에 앉혔다. 2000년 10월 대표팀을 맡은 메추 감독은 이듬해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 한수 위인 알제리 이집트 모로코와 한 조를 이룬 세네갈을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려놓았다. 올해 2월 아프리카네이션스컵대회에서는 4강전에서 나이지리아까지 꺾고 결승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메추 감독은 지난해 12월 세네갈 여성과 결혼까지 해 세네갈에선 거의 국민적 영웅이다

세네갈대표팀은 최종 엔트리 23명중 21명이 세네갈출신이거나 이민 2세로 프랑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른바 ‘세네프(Senef)’들이다.

먼저 세네갈의 최고스타 엘 하지 디우프(랑스)는 왕년의 국가대표 골잡이의 아들로 비교적 뿌리가 확실하지만 17세때부터 프랑스리그에서 활약해왔고, 앙리 카마라도 프랑스리그 세당의 주공격수로 활약중이다.

세네갈 수비수 페르디낭 콜리(랑스)의 경우 7세때 다카르에서 프랑스로 건너왔고 또 다른 수비수 라민 디아타(렌)는 겨우 한살때 프랑스로 이주했다. 더구나 미드필더 실뱅 은디아예(릴)의 경우 본인은 물론 아버지까지 프랑스 태생이지만 할아버지가 세네갈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세네갈의 수비수 알리우 시세(몽펠리에)는 프랑스전을 앞두고 “프랑스와 우리는 거의 같은 나라나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작 프랑스대표팀엔 대표팀 부동의 미드필더 파트리크 비에라(아스날)만 세네갈 출신. 그러나 릴리앙 튀랑, 실뱅 빌토르드 등 주전 대부분이 ‘검은 대륙’의 핏줄을 이어받은 흑전사들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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