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고베 윙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 튀니지의 H조 경기. 러시아는 티토프의 선제골을 발판으로 튀니지를 2-0으로 눌렀다. 러시아는 발레리 카르핀이 페널티킥으로 골을 추가했다. 전날 일본과 벨기에가 비기는 바람에 승점 3점을 챙긴 러시아는 H조 선두로 올라섰다.
전반전에서 양팀이 상대 골문을 열기란 쉽지 않았다. 러시아는 전반 16분 루슬란 피메노프의 오버헤드킥 슛과 21분 마라트 이즈마일로프의 대포알 중거리 슛, 44분 티토프의 논스톱 슛 등 여러차례 슈팅을 날려봤지만 모두 골문을 살짝 비켜가거나 튀니지 골키퍼 알리 붐니젤의 선방에 막혔다. 물론 러시아도 전반 20분 튀니지 미드필더 슬림 벤 아슈르의 전진 패스가 러시아 수비수 발에 맞고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비켜나가 자책골을 겨우 면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전반전은 공이 주로 미드필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후반 14분, 튀니지 골키퍼 붐니젤의 어이없는 실수가 나왔다. 공을 잡은 붐니젤은 자기팀 수비수에게 공을 던져준다는 것이 그만 러시아 선수와 경합을 벌이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몇 차례 선수들의 공 다툼이 있은 뒤 공이 향한 곳은 페널티 지역 정면에 버티고 있던 티토프의 발 앞. 티토프는 느닷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낮고 빠른 슈팅으로 공을 튀니지 골문으로 정확하게 밀어넣었다. 러시아는 5분 뒤 드미트리 시초프가 얻은 페널티킥을 카르핀이 성공시켰다.
이날 티토프는 플레이메이커와 스트라이커의 ‘1인 2역’을 해내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그에게 골 찬스가 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러시아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오던 알렉산드로 모스토보이가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해 러시아의 구심점은 자연스럽게 티토프가 됐다. 티토프는 적절한 공 배급과 정확한 슈팅을 선보이며 튀니지 수비를 괴롭혔다.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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