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북 경주시 남산동에 위치한 화랑교육원 운동장. 한국축구대표팀 ‘히딩크 사단’의 표정엔 비장함이 감돌았다. 운동장 주변에 둘러싼 1000여명의 팬이 환호하며 선수들의 이름을 불러댔지만 선수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5일 미국이 포르투갈을 꺾었다는 것에 자극을 받은 듯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그라운드에 나온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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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은 10분간 가볍게 조깅과 스트레칭 체조를 한 뒤 두 팀씩 3개조로 나뉘어 패스로 볼 뺏기 게임을 역시 약 10분간 실시했다. 그리곤 2팀씩 3개조로 나뉘어 족구 게임을 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 이상 전술훈련도 없었고 슈팅연습도 없었다. 5일 휴식과 가벼운 회복훈련으로 하루를 마쳤던 태극전사들은 이날도 오전에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약 1시간20분간 가벼운 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10일 미국전을 대비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국은 스피드가 좋은 팀인데 수비라인의 스피드가 떨어지기 때문에 측면돌파로 공략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자신감을 가져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선수들도 미국전에 강한 투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히딩크 감독은 허진 언론담당관에게 “괜히 부상중인 선수들 얘기를 꺼내 선수들이 동요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입조심을 당부하기도 하는 등 정보유출에 상당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폴란드전에서 가벼운 부상을 당했던 황선홍과 유상철, 그리고 프랑스전에서 부상한 이영표는 이날 호텔에서 재활치료를 겸한 트레이닝으로 컨디션 조절을 했다.
경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안정환-이천수 한마디
▼“체력에서 미국 앞서 우리팀 진가 보여줄것”
“체력에서 우리가 미국에 앞선다. 기대해도 좋다.”
5일 미국이 포르투갈을 꺾은 것에 대해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반응은 “미국이 강팀이라는 것을 확인했지만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승리할 수 있는 최고의 장점으로 ‘강철 체력’을 꼽았다.
6일 훈련을 마친 이천수는 “미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지켜봤는데 미국이 예상보다 강했다”며 “미국전이 상당히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천수는 “우리가 폴란드를 꺾은 뒤 상승세를 타고 있어 두렵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천수는 10일 오후 3시30분에 미국과 맞붙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듯 “우리가 더운 날씨에 연습을 많이 했고 특히 체력적으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아 후반전까지 계속 몰아붙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천수는 “지난해 말 평가전과 골드컵 때 미국을 만났을 때 감이 좋았다. 꼭 골을 넣어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우리는 많은 훈련을 했고 강팀과 많은 평가전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 플레이할지를 모두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체력적으로 미국보다 훨씬 앞선다. 미국이 예상보다 강팀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우리가 어떤 팀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안정환은 “우리는 자신감으로 한껏 충만돼 있다. 국민이 열광적인 응원을 보여준 것에 꼭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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