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삼성데이타시스템 이사 주해경씨

  • 입력 1996년 12월 1일 19시 56분


「高美錫기자」 「샐러리맨의 별」이라는 대그룹의 이사자리에 오른 주혜경씨(46·삼성데이타시스템 교육개발센터장)는 슈퍼우먼이란 말을 제일 싫어한다. 지난해 삼성그룹 최초의 관리분야 여성임원으로 발탁된 전문직 여성. 「선비」 남편(안병욱가톨릭대교수)에 서울대물리학과에 다니는 아들, 엄마일을 도와주는 착한 여고생 딸을 둔 행복한 주부. 하지만 그는 일하는 여성후배에게 늘 이런 말을 해준다. 『왜 모든 것을 다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자신의 한계를 모르는 오만 내지 착각일뿐이다. 뭐든지 내손으로 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돈주고 살 수 있는 것, 남에게 시킬 수 있는 일은 그렇게 해결하라. 기업에서는 이를 「아웃소싱」이라고한다.할수있는 만큼만 하고 더이상미안해하지말라』 20여년동안 현장에서 터득한 이런 지혜들을 그는 PC통신을 통해 후배들에게 들려준다. 「일에서나 직장에서나 남자들과 전투를 벌일 것이 아니라 대범하고 세련된 전략을 펼 필요가 있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 있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걸 겉으로 표내지 않고 잘 하는게 바로 사회생활이다」 「집안 일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등 현실적인 조언들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맞벌이주부와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젊은 여성을 위한 책 「프로를 꿈꾸는 그대에게」를 펴냈다. 서울대 영문과를 나온뒤 전산분야 초창기인 70년대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전산실 프로그래머로 출발해 정보기술 교육전문가로 당당히 서기까지 뜨겁고 쓰라린 체험들이 이속에 녹아있다. 직선적이고 솔직한 성격의 그는 누가 남편에 대해 물으면 「1백년전 사람」 「전형적인 한국형 왕자」라고 말하지만 속내로는 탁월한 동반자라고 인정한다. 오늘이 있기까지 아내의 성공을 옹졸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고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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