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결혼식에 가는 여자」.
평범한 맞벌이 주부 강혜경씨(32·주 대우 업무지원팀)는 주변에서 이런 별명으로 불린다. 지난 달은 주말에만 두세건씩 모두 열여섯번이나 결혼식에 참석했으니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마당발도 아닌 그가 결혼식에 자주 가는 까닭은 바로 회사에서 사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해 만든 웨딩센터 사무실의 유일한 직원이기 때문. 식장은 서울역앞 대우그룹 사옥 안에 있어 주말만 결혼식이 가능하다. 그래서 목요일에 쉬는 대신 토 일요일이면 더 바쁘다.
『사내 식장에서 결혼하려는 사원과 임직원 자녀들이 일단 결혼식 날짜만 잡아오면 청첩장 만들기부터 비디오 야외촬영 예식피로연까지 결혼식에 관한 전과정을 상담한 뒤 대행해 드립니다. 결혼시즌인 4∼6월은 정신없이 지나가지만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일부러 들러 고맙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껴요』
식장 이용료도 없는데다 드레스와 피로연 등도 회사와 계약한 업체들이 시중의 절반 가격에 제공해 큰 부담이 없어 이용한 사람들이 동료들에게 대신 선전해준다. 그를 찾으면 번거로운 절차없이 원스톱 웨딩이 가능한 것이다.
그는 첫 직장인 백화점에서 사내결혼을 하고 딸을 낳은뒤 전업주부로 있던 중 지금 자리에 특채됐다. 백화점 근무 당시 신혼생활관에서 일반 혼수 상담을 해준 경력을 인정받은 것.
지난 95년 8월 입사해 지금까지 1백80여건의 결혼식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중에서 언젠가 신랑친구가 신랑 신부 가족들과 하객들을 찾아다니며 신랑 신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녹음, 식을 마친 뒤 들려주고 참석자들이 함께 노래부르며 덕담을 나누었던 결혼식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그는 실속파 예비부부들에게 『무턱대고 값이 싸다고 현혹되기보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발품을 들여야 한다』며 『사진을 몇장 찍는지 드레스는 새것인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 절약의 지름길』이라고 일러준다.
〈고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