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월간 「주부편지」 발행인 정연희씨

  • 입력 1997년 7월 7일 20시 05분


아내의 낡은 내복에 새삼스레 미안해진 남편의 편지, 시장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따라나서던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편지, 남편들이 싫어하는 아내의 행동 18가지…. 10여쪽의 작은 책자에 주부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짧은 이야기들을 담은 월간 「주부편지」가 이달 초 제 1백1호를 냈다. 『아내가 남편을 지극히 사랑하고 가정을 건강하게 이끌면 세상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지요』 「주부편지」 발행인으로 89년부터 매달 소책자를 내온 정연희씨(61·소설가)는 혼탁한 세상이 바로잡힐 수 있도록 사랑으로 다독이며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은 주부밖에 없다고 말한다. 정씨와 함께 극작가 나연숙씨, 소설가 윤남경씨, 시인 김소엽씨 등 한국기독여성문인회 회원들이 돌아가며 글을 쓰고 외부기고를 받아 「주부편지」를 펴낸다. 매달 4만부를 찍어 후원금을 낸 1만여 가정과 교회 유치원 병원 등에 보낸다. 작년에 한 주부의 도움으로 서울 포이동에 사무실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남의 사무실에서 책상 하나에 전화 하나로 더부살이를 해왔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아내가 「주부편지」에 감동받아 별거중인 남편에게 곧바로 편지를 보내 극적으로 사랑을 되찾은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5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소설 「내 잔이 넘치나이다」「난지도」 등을 펴낸 정씨는 10년째 경기 신갈에 살면서 책 읽고 글 쓰고 꽃 가꾸는 짬짬이 「주부편지」일로 서울을 찾는다. 〈윤경은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