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 라이트]김종호실장 『부동산정보 내손안에』

  • 입력 1998년 1월 25일 20시 29분


부동산사기를 당하자 오기로 부동산정보를 파는 직업을 택한 김종호(金鍾浩·35)태인컨설팅 기획실장. 현재 천리안 등 PC통신에 부동산정보를 제공하며 한달에 7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잘나가는’ 정보제공업자(IP)다. 오너인 김실장은 최근 실무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대표 자리를 직원에게 넘겨줬다. 그는 전국에 부동산투기 열풍이 불던 88년초 서울대방동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다 땅사기를 당했다. 답답한 독서실에서 24시간 일하는 것이 싫어 부동산업자의 말만 믿고 독서실과 교환하는 형식으로 충북영동 임야 1만5천평을 매입했다. 그러나 등기부등본을 보니 면적이 ‘0’이 하나 빠진 1천5백평. 더욱이 물에 잠긴 쓸모없는 땅이었다. 김실장은 “밤새 부동산책을 읽고 민사소송 및 형사고발을 통해 1년만에 문제를 해결하자 부동산업종에서 돈을 벌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그는 15세때부터 자취하며 혼자 생활했다. 고교 중퇴→대입검정고시→대학입학→중퇴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89년 부동산중개업에 뛰어들어 90년에는 중개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93년 법원경매가 입찰제로 바뀌자 경매컨설팅업에 진출했다. 그의 ‘승부수’는 부동산거래정보망사업. 김실장은 “95년부터 업무용 컴퓨터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부동산정보를 전산화하는데 그동안 번 돈을 모두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96년 7월 천리안을 통해 경매 등 부동산정보를 분당 2백∼6백원에 제공했다. 4개월만에 1백여 부동산IP업체 가운데 매출액 2위로 뛰어올랐다. 그는 “정보량이 많고 정보를 직접 가공 생산한데다 경매컨설팅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4천여개의 IP업체 가운데 매출액 순위는 10위. 부동산부문에선 1위를 달리고 있다. IP는 2,3년전부터 각광받고 있는 사업 아이템. 아이디어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고 있으나 전체 업체의 10%만 흑자. 김실장이 들려주는 IP성공전략은 단순하다. “자기가 잘 아는 정보를 이용, 주식시세 미팅 등 대중적인 것과 경매 영화예고편 등 특수한 것 가운데 하나를 노려야 합니다. 일단 시작하면 주기적으로 자료를 새 것으로 바꿔 내실있게 운영해야 합니다.” 통신이용자에게 효과적인 정보이용법도 알려준다. 그는 “정보사용설명서를 잘 읽고 자료경신이 잘되는 정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데서 끌어온 잡동사니 정보는 볼 필요가 없으며 유료정보에서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라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 자신의 IP사업이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했다. “축적한 데이터베이스와 기술을 이용, 안방에서 최신 부동산정보를 보며 거래하는 첨단프로그램을 개발할 작정입니다. ‘88년 그날의 수치’를 잊지 않는 한 자신있습니다.” 〈오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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