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에게 생소한 직업인 경력개발연구가(커리어컨설턴트) 김부흥씨(41·여). 회사내 승진전략 및 대인관계 이직 전직 재취업 등 직장과 관련한 고민을 상담해 해결의 지혜를 주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가 평가하는 우리나라 직장인 수준은 남녀 모두 초등학교 3학년생 수준.
“열심히 일했는데 회사에서 알아주지 않는다고 ‘응석’을 부리는 직장인이 많아요. 단언하지만 이런 생각을 갖고 행동하는 것은 본인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어려울 때는 아무리 열심히 일하더라도 회사의 목표나 여건이 바뀌면 밀려날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실하게 일하는 자세뿐 아니라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도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계발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한다. 특히 40대 이상 여성 직장인이 드문 것은 여성의 경력개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오랫동안 상담해온 그의 결론.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계발하고 정보력을 갖추는 한편 남성들이 군대에서 체득한 조직의 법칙을 배워야 합니다.”
그는 여성도 자기계발을 위해 사내교육은 물론 필요하다면 대학원이나 학원에 다니고 상사와 업무에 대해 수시로 상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출세하려면 조직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맥도 필수라는 것.
다음은 남편이 실직해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주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우선 결혼전에 직장생활을 했던 여성이라면 당시 직장에 찾아가 동료와 상의하고 학원이나 대학평생교육원 등 전문교육기관에 다니면서 새로운 업무능력을 배우는 게 좋습니다.” 김씨 스스로도 명예퇴직자 출신. 93년 영국계 석유회사의 한국지사인 BP코리아에서 인사예산담당중역(파이낸셜 컨트롤러)으로 일하다 경영난으로 동료들을 해고하는 ‘악역’을 맡고난 뒤 13년된 직장에서 명퇴를 자원했다.
김씨는 외국인회사에서 직원상담도 했던 경험을 살려 경력관리컨설팅업체인 ‘BH 커뮤니케이션(02―783―2257)’을 차렸다. 최근에는 퓨리나 3M 등 국내 외국계회사의 인사관련 컨설팅을 맡기도 했다.
요즘 그는 하루에도 수십통씩 정리해고 상담문의 전화가 걸려와 그 상담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그가 해결해준 상담사례 하나. 해고자명단에 들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H사 이모대리(30)와 ‘작전’을 세워 해고자명단에서 빠지는 ‘전과’를 올렸다. 회사의 조직체계도를 검토하고 사이가 좋고 나쁜 상사를 면밀히 적어가며 상의해 ‘처방’한 결과 해고를 면했다는 것. 이대리는 결국 친한 상사와 상의해 내키지 않았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며 다른 부서로 옮겼다.
〈오윤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