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악극 ‘아리랑’으로 귀순 후 처음으로 서울 연극무대에 데뷔하는 김혜영(26). “…습네다”같은 발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말씨가 서울사람과 얼추 비슷해졌다.
1월초 귀순 사실이 알려진 후, 하루라도 빨리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을 5개월이나 참았다. 섣불리 연기에 뛰어들 경우 북한공작요원 같은 배역만 맡게될까 두려웠기 때문.
‘아리랑’에서 김혜영은 1인2역. 영화 ‘아리랑’을 연극으로 공연하는 극단의 ‘순덕’이자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 ‘영희’로 등장한다.
“북에서는 영화 ‘여의사’등 현대물만 해왔지만 ‘아리랑’의 배경 설정이 낯설지않아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40∼50년대가 배경인 까닭에 대사 속에는 지금도 북한에서 ‘상용어’로 쓰는 말이 꽤 나온다. “‘동동구리무’라는 화장품이 나오는데 북한에서는 화장크림을 구리무라고 하죠.”
김혜영은 “사실은 비련의 여주인공을 탐내고 있다”며 “KBS2 ‘종이학’에 출연했던 명세빈같은 배역이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7월11일까지 평일 오후3시 7시반, 주말 3시 6시반(월 공연쉼) 02―508―8555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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