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칼럼]오학열/「프로의 표정관리」승부와 직결

  • 입력 1999년 1월 21일 19시 30분


18일 끝난 올시즌 미국 LPGA투어 개막전인 99헬사우스 이너규럴골프대회. 박세리의 표정은 시종 일그러져 있었다.

지난해 어떤 난관에서도 당당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미 패한 박세리는 결국 예선탈락하고 말았다.

프로골퍼에게 표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골프는 ‘멘털게임’. 냉정함을 잃어버리면 결코 라이벌과의 ‘기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최상호선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골퍼. 그의 전성기 때 별명은 ‘포커페이스’였다.

80년대 후반 우승인터뷰 때 한 기자가 “왜 우승하는 순간까지도 기쁜 표정을 짓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아직 성숙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서 그랬다”는 게 그의 대답이었다.

그런데 최프로가 포커페이스라는 별명을 얻기까지는 약 10년의 세월이 흘러야 했다.

최프로는 77년 프로에 입문해 이듬해 첫승을 올리며 새별로 떠올랐다. 이후 승승장구하자 플레이중에도 웃음을 지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건방지다”는 등의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최프로는 이후 대회 중은 물론 일반생활도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제 표정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정말 운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터득하게 된 것이 ‘포커페이스’였다”고 토로했다. 최프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포커페이스로 경쟁자들의 기를 죽이며 통산 42승을 거두고 있다.

오학열(팬텀 용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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