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와 같은 조의 한 선수가 약 1m50짜리 버디퍼팅을 시도했으나 홀컵을 한바퀴 돌아 나왔다.
그 다음에 그는 아무 생각없이 볼을 집어들었다. 그 순간 그는 당황해 하면서 볼을 원래의 위치에 놓고 홀아웃했다. 결국 그는 2벌타를 받았고 이후 플레이는 포기한듯한 인상을 받았다.
대회에 출전할 정도의 골퍼라면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OK’가 없다는 사실을 모를리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평소 OK를 주고 받는 것이 습관화됐기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다.
왜 OK가 당연시되는 것일까.
경기진행을 빨리하기 위해서, 퍼팅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OK를 남발한다면 골프의 묘미를 맛볼 수 있을까.
골프는 홀마다 보이지 않는 하나의 점을 향해 출발한다. 그 점이 점차 크게 보이면서 하나의 원으로 다가서고 홀인하는 순간의 짜릿함을 맛보는 것이 골프의 묘미일 것이다.
그런데 주말골퍼들은 이런 묘미를 알고 있지만 그린에 가까워질수록 그 의미를 점점 잊어버리고 결국은 자신도 모르게 스코어의 노예가 되고 만다.
1m 안팎의 퍼팅은 모두 OK받아 싱글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번 주말에는 한번 OK없는 라운딩을 해보자. 과연 캐디의 눈총을 받을 정도로 경기시간이 늘어지는지,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지 경험해 보자.
오학렬(골프해설가)kung@netsgo.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