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선수단 중에서 가장 강한 ‘아줌마’ 김수녕(예천군청·29)이 끝내 눈물을 흘렸다.
19일 시드니 올림픽파크 양궁장. 준결승전에서 후배 윤미진에게 105―107로 져 결승진출이 좌절된 뒤 김수녕은 보도진을 뿌리치고 조용히 경기장 후미진 구석으로 갔다.
이윽고 그의 눈에 이슬이 맺히면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렸다.
화려했던 현역생활, 은퇴와 함께 결혼, 활을 놓은 지 6년 만에 다시 복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을 놓고 들렸던 여러가지 잡음들….
많은 어려움을 뚫고 김수녕은 이번 올림픽을 재기무대의 기회로 삼았다. 올림픽 전 유러피안 그랑프리대회에서 우승까지 하며 88년 이후 12년만의 개인전 금메달이 유력시됐었다.
하지만 그는 졌다. 그것도 ‘새카만’ 후배 윤미진에게 패했다. 윤미진은 김수녕이 싸워본 어느 선수보다 강하진 않았지만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만약 윤미진이 아닌 다른 나라 선수와 맞붙었다면 김수녕은 결승진출이 무난했을것이다.
이날 김수녕이 흘린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강한 승부욕이 발동해 후배에게 진 게 억울했을까, 아니면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서 메달을 딸 수 있게 된 게 기뻤던 걸까.
김수녕은 “한국선수들이 금 은 동메달을 모두 휩쓸게 돼서 정말 기뻤다”고 했다.
하지만 그 눈물의 진짜 의미는 과연 누가 알까.
<시드니〓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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