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100m경기가 끝나고 불과 5분 뒤 열린 남자 창던지기 결승에서 얀 젤레즈니(34·체코)가 90m17을 던지며 92바르셀로나와 96애틀랜타에 이어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는데 성공한 것.
젤레즈니는 1차시기에서 89m41을 던지며 우승을 낙관하다 하마터면 금메달을 놓칠 뻔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숙명의 라이벌’인 영국의 스티브 바클리가 8년 묵은 올림픽기록을 갈아치우며 2차시기에서 89m85를 던졌기 때문. 젤레즈니는 다시 전의를 가다듬어야 했고 2차시기에서 출전선수중 유일하게 90m벽을 돌파함으로써 정상을 지킬 수 있었다.
창던지기에서 올림픽 3연패는 젤레즈니가 처음.
육군대령 출신의 젤레즈니는 이름 자체가 체코어로 ‘철인’이란 의미. 젤레즈니는 이런 이름에 걸맞게 첫 올림픽 도전이었던 88서울올림픽 당시 은메달에 그친 뒤 89년 척추부상으로 선수생명이 중단될 위기에 빠지기도 했으나 수차례의 수술 끝에 재기에 성공했다. 수술뒤 엄청난 훈련으로 더욱 강한 어깨를 소유하게 된 젤레즈니는 이후 이 종목 정상을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것임을 밝혔다. 다음 올림픽까지는 뛸 수 있고 기량도 여전히 녹슬지 않았지만 정상에서 그만두겠다는 것. 이번 올림픽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의 목표는 사라졌다는 것.
젤레즈니는 “이기는 것이 모든 것은 아니다. 내 인생에는 또 다른 중요한 것이 있다”고 밝히며 승자의 여유속에 새로운 인생설계에 나설 것임을 비쳤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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