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티카 자야싱헤(25·스리랑카·사진)가 아시아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97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에서 은메달을 따낸뒤 겪어온 행적이다.
세계선수권이후 자야싱헤는 일약 유명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이후 자야싱헤는 끊임없는 구설수에 오르며 선수생활을 포기할 지경에 이른뒤 미국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야싱헤는 이런 역경을 딛고 시드니올림픽 200m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사상 첫 올림픽 육상 단거리 금메달을 넘보고 있다.
자야싱헤에게 닥친 첫 시련은 세계선수권 은메달 상금 지급을 둘러싼 스리랑카육상연맹과의 소송. 당시 자야싱헤의 어머니는 스리랑카 체육부의 고위관리가 자야싱헤에게 결혼해달라는 요청을 한후 거절당하자 자야싱헤를 성적으로 학대했다며 소송을 벌이던 중이었다. 이런 여파때문인지 스리랑카육상연맹은 국제육상연맹(IAAF)이 상금으로 지급한 3만달러를 자야싱헤에게 지급하지 않은채 자야싱헤가 직접 연맹 주관행사에 참석해 상금을 받아갈 것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자야싱헤는 곧이어 “체육계 고위인사가 성관계를 요구한뒤 거절당하자 자신과 남편에게 살해위협을 가했다”는 폭탄선언을 하며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피신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자야싱헤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은 것은 IAAF의 불시 약물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와 선수자격이 정지된 것. 자야싱헤는 그러나 자신은 결코 금지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며 중재신청을 했고 검출약물이 월경주기 조절제라는 판정이 내려지며 자격정지에서 해제될 수 있었다.
결국 세계선수권이후 훈련을 전혀 하지 못했던 자야싱헤는 98방콕아시아경기에도 부상을 핑계로 출전을 포기했고 자야싱헤의 ‘신화’는 막을 내리는 듯했다. 왼쪽 다리의 무릎 부상도 자야싱헤의 재기를 가로 막았다.
하지만 자야싱헤의 재능은 살아 있었다. 부상치료를 핑계로 시드니로 떠나는 스리랑카올림픽대표팀과 결별한뒤 일본으로 건너온 자야싱헤는 올림픽 직전인 9월9일 열린 요코하마육상대회에서 올시즌 3위 기록인 22초32를 기록하며 우승, 단숨에 시드니올림픽 200m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자야싱헤는 22초45로 준결승을 통과하며 매리언 존스(미국) 버벌리 맥도널드(자메이카) 메린다 개인스포드―테일러(호주)등과 28일 밤 우승다툼을 벌인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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