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놀이터나 곡마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램폴린이 올림픽에 정식 데뷔했다.
22일 밤 트램폴린 여자 개인전이 열린 시드니 올림픽파크의 슈퍼돔. 만원에 가까운 1만4000여명의 관중은 진기한 볼거리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트램폴린. 스프링에다 길이 5.50m, 폭 2.91m에 높이 1.155m 규격의 질긴 천을 연결해 만든 트램폴린 위에서 펼쳐지는 이 종목은 체조와 다이빙의 묘미를 두루 지녔다는 평가.
12명의 출전선수는 규정과 자유연기에서 경연을 벌인 데 이어 8명의 결선 진출자가 45초 동안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뒤 메달의 주인공을 가렸다. 10m 이상 뛰어올라 3바퀴 공중회전을 하거나 몸을 비트는 고난도 묘기에 관중은 숨을 죽였고 박수갈채도 쏟아졌다.
원년 챔피언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이리나 카라바에바(25·러시아). 15세 때인 90년 뒤늦게 트램폴린에 입문한 카라바에바는 “처음 시작할 때 올림픽 종목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97년 올림픽 정식 정목으로 채택된 트램폴린에 대해서는 그동안 설왕설래가 많았다. 아이들의 놀이나 곡예단의 묘기에 불과한 트램폴린이 올림픽 스포츠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
하지만 이런 폄훼에도 불구하고 트램폴린은 올림픽 무대에서 성공리에 첫선을 보였다는 게 대회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트램폴린에 요구되는 힘과 기술은 다른 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관중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흥행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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