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태권도 남자 68㎏급에서 종주국 한국의 신준식을 꺾고 미국에 값진 올림픽 태권도 첫 금메달을 안긴 스티븐 로페스(21·미국).그는 다섯 살때 형을 따라 우연히 도장을 찾아 태권도를 접했고 그때 키운 올림픽금메달 꿈을 시드니에서 실현시켯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뿌린만큼 얻는’ 태권도에 매료됐다. ‘이기고 지는게 모두 내 자신이 하기 나름’인 태권도가 농구 등 구기종목에서는 맛볼 수 없는 짜릿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금메달을 위해 학업에 지장이 없는 한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훈련에 쏟아부었다. 하루 5∼6시간씩 강훈련을 한 그는 각종 미국대회와 팬암대회를 석권, ‘아메리카 대륙의 태권전사’로 우뚝섰다.
1m85의 큰 키에 ‘학처럼 긴’ 발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며 매섭게 몰아붙이는 그를 당해낼 자가 없었다. 이번 올림픽 결승에서도 신준식이 스티븐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것도 이때문.
하지만 혼자만으로 세계를 정복한 것은 아니었다. 형 진, 동생 마크, 여동생 다이애나 등 남매 모두가 태권도 선수였던 게 큰 도움이 됐다. 형제가 항상 연습상대가 되어줬고 부족한 점을 고쳐주는 코치였던 것. 태권도사범인 형 진은 지금 스티븐의 코치로도 활약하고 있다.
스티븐과 진은 90, 96년 미국대표로 함께 활약했었고, 동생 마크도 지난해 대표로 뛰는 등 ‘로페스가(家)’는 ‘엘리트 태권도 가족’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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