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예 여성듀오 ‘Ab에비뉴’‘사랑 둘이서’ 1박2일에 등장 화제절절한 우리 얘기…눈시울 적셨죠90년대 안무 ‘복고’ 걸그룹걸그룹 홍수 속 진짜 튀겠죠
“3년간 사귀었던 남자에게 차이고….”
노래도 ‘연기’다. 가수는 노래로 다양한 감정과 메시지를 전하는 배우라 할 수 있다.
여성 듀오 Ab에비뉴는 그런 점에서 연기자로 치면 영화 ‘파주’를 통해 주목을 받은 충무로의 기대주 서우에 비견될 수 있을 것 같다. 감정 전달의 폭과 깊이가 짧은 이력을 뛰어넘는 ‘범상치 않은 신예’라고 할까.
Ab에비뉴가 추구하는 음악은 발라드다. 최소 5명은 넘는 멤버로 구성하는 걸그룹에 후렴구가 무한 반복되는 후크송이 대세인 요즘, 기승전결이 분명한 노래를 부르는 단출한 2인조란 점은 Ab에비뉴 멤버들도 인정하듯 “오히려 튀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타이틀곡은 ‘사랑 둘이서’. 이별을 주제로 한 이 노래가 더욱 절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두 멤버의 남다른 가창력도 한몫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멤버 한옥이의 고백.
“3년간 교제해왔던 남자한테 차이고 펑펑 울면서 불렀다”며 그녀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Ab에비뉴는 연습생 출신인 한옥이와 4인조 여성 그룹 BGH4의 멤버였던 한보라가 의기투합해 결성된 여성 듀오다.
BGH4가 해체된 후 Ab에비뉴에 곧바로 합류한 한보라 또한 이번 앨범에 얽힌 남다른 뒷이야기가 있었다. ‘사랑 둘이서’의 후속곡인 ‘다시, 겨울’을 녹음할 때였던 지난 해 12월 신종플루에 걸렸던 것.
음반 출시 일정과 맞물려 예기치 않게 찾아온 독감으로 비상이 걸렸고, 결국 “첫 소절은 보컬 트레이너가 대신 부르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들의 노래 ‘사랑 둘이서’는 KBS 2TV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의 배경음악으로도 등장하며 또 다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발라드가 웃음을 자아내는 게 목표인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다는 것이 다소 의아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더러 눈시울을 적시는 감동 코드도 있지 않냐”며 크게 웃었다.
“현악 연주에 발레리나가 등장하는 안무, 또 드라이아이스까지 깔리는 90년대 스타일의 무대 구성”도 Ab에비뉴가 말하는 차별화. 이들은 “발랄한 걸그룹도 소중하지만, 조용한 음악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반문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 보였다.
Ab에비뉴란 독특한 이름도 눈에 띠는 부분. 이들은 “A는 멤버 한옥이, b는 한보라의 영문 이니셜”이라며 “앞으로 멤버가 추가될 수도 있는 프로젝트 그룹”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