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사랑방]캐디는 꽃이 아니다

  • 입력 2001년 9월 17일 11시 24분


요즘은 도우미라고도 하는 ‘캐디’는 경기하는 동안 플레이어의 클럽을 운반 또는 취급하거나 골프 규칙에 따라 플레이어를 돕는 사람이다. 18홀을 도는 시간은 대략 5시간 안팎이므로 캐디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결코 적지 않다. 특히 처음 가본 코스에서 부딪치는 수많은 의문을 풀어줄 사람은 캐디밖에 없다.

때문에 캐디에 따라 그날의 스코어가 달라진다. 게임이 즐거울 수도, 불쾌할 수도 있는 것은 캐디에 의해서다. 아무리 볼이 안 맞아도 캐디의 수발(?)이 뛰어나면 플레이가 즐거워지게 마련. 컨디션에 따라 샷 감각이나 스코어는 달라질 수 있지만, 불성실하거나 핀잔을 주는 등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캐디를 만난 날은 골프가 재미있을 리 만무하다.

사실 캐디에 따라 능력 차이는 크다. 골퍼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은 거리와 그린에서의 라인. 이것만 잘해도 일단 그 캐디는 자질을 인정 받는다. 한 홀을 돌 때마다 바로 골퍼의 클럽에 대한 거리를 파악하거나 구질 등을 고려해 조언해 주거나, 경사진 곳의 거리 계산이나 바람을 감안해 클럽을 골라주는 노련한 캐디를 만나면 스코어가 4~5타는 줄어든다. 프로 골퍼들이 비싼 돈을 들여 전문캐디를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캐디에 따라 클럽챔피언이 결정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골프장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캐디를 쓰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미모가 조금 뒤지더라도 반드시 스코어에서 보상 받을 것이다. 캐디는 보기 좋으라고 핀 꽃이 아니다.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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