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프로에 데뷔해 다음해 여주오픈에서 우승한 최상호(46·빠제로)는 당시 최고 기량을 갖고 있던 대선배 한장상(62)을 최종일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이것이 도화선이 돼 최상호는 엄청난 승수(42승)를 쌓는다. 큰 게임에서 대선배를 이겼다는 사실이 플레이의 큰 힘이 된 것.
이런 최상호를 무너뜨린 것은 89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20~30등 정도의 평범한 성적을 유지하던 ‘하회탈’ 강욱순(36·삼성전자·사진). 95년 포카리스웨트배 일간스포츠오픈(현 리베라CC) 경기에서였다. 16번홀까지 최상호에 1타 뒤지고 있었지만 결국 막판에서 뒤집어 우승을 거뒀다.
이후 강욱순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강호가 됐다. 한국 프로사상 처음으로 3연속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했고 3년간 평균타수 60대를 치는 신화적 기록도 수립했다. 최상호가 그랬던 것처럼 강욱순 역시 한 번의 큰 승부가 이후 성적에 큰 힘이 됐던 것일까.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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