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사랑방]특정 경기 우승 후 계속 이겼다

  • 입력 2002년 1월 22일 11시 59분


골프경기 우승에는 다소 운이 필요하다. 우승자에게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특별한 행운이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테면 조금 강하게 맞아 그린에서 벗어날 것 같은 볼이 깃대에 맞아 홀에 붙는다든지, 해저드에 들어갈 볼이 표지목을 맞고 안쪽으로 튀어 페어웨이로 들어온다든지 등등. 한 번의 행운이 승부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나에게 운이 따른다’는 자신감 때문이 아닐까. 재미있는 것은 프로들 중 특정 경기에서 이기면 그 뒤로는 승승장구하는 징크스를 가진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77년 프로에 데뷔해 다음해 여주오픈에서 우승한 최상호(46·빠제로)는 당시 최고 기량을 갖고 있던 대선배 한장상(62)을 최종일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이것이 도화선이 돼 최상호는 엄청난 승수(42승)를 쌓는다. 큰 게임에서 대선배를 이겼다는 사실이 플레이의 큰 힘이 된 것.

이런 최상호를 무너뜨린 것은 89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20~30등 정도의 평범한 성적을 유지하던 ‘하회탈’ 강욱순(36·삼성전자·사진). 95년 포카리스웨트배 일간스포츠오픈(현 리베라CC) 경기에서였다. 16번홀까지 최상호에 1타 뒤지고 있었지만 결국 막판에서 뒤집어 우승을 거뒀다.

이후 강욱순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강호가 됐다. 한국 프로사상 처음으로 3연속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했고 3년간 평균타수 60대를 치는 신화적 기록도 수립했다. 최상호가 그랬던 것처럼 강욱순 역시 한 번의 큰 승부가 이후 성적에 큰 힘이 됐던 것일까.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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