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사랑방]황사 앞에 장사 없다… 라운딩 중단 속출

  • 입력 2002년 4월 4일 15시 51분


매년 봄마다 한반도를 뒤덮는 황사가 올해는 유난히 기승을 부렸다. ‘황사가 몰아칠 때는 외부 활동을 삼가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3월 셋째 주 필드에 나섰던 상당수 팀들은 도저히 플레이를 진행할 수 없어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추운 날씨나 폭우, 태풍이나 쌓인 눈에도 플레이를 강행하던 골퍼들도 황사 앞에서는 어쩔수 없었던 모양이다. 물론 일찌감치 부킹을 취소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중국뿐 아니라 우리 국민까지도 괴롭히는 황사가 이번에는 미국 서부 해안에까지 도달했다고 한다. 황사가 몸에 좋지 않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미세분진(작은 먼지)은 숨을 쉴 때 호흡기에 침투해 폐에 염증을 일으키며, 심하면 핏속으로 흘러 들어가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혹은 무시하고) 필드에 나섰던 골퍼들이 라운딩을 중단한 것은 현명한 일이다. 산속에 자리한 드넓은 페어웨이에 서면 공기가 맑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번 황사는 우리가 마시는 최대 미세분진 기준치의 9배가 넘었다. 따라서 황사가 오면 일단 골프장행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특히 중·노년층 골퍼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건강을 얻으려고 치는 골프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꼴이다.

한국 골프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중국의 우의와 친목을 다지기 위한 한·중 명사 골프클럽이 생겼다. 이기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 양국의 전직 고위관료 100명씩 모두 200명이 가입했다고. 이들이 황사를 막아줄 ‘녹색 장벽’을 설치하는 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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