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스케이팅은 빙판 위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한 인간본능에서 비롯됐다. 북유럽 원시인들이 면양, 말, 순록 등 동물의 뼈로 만든 활주용구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그 역사는 깊다.
스피드 스케이팅이 경기로 발달한 것은 18세기 후반. 네덜란드가 발상지로 전해지고 있다. 1892년 국제빙상연맹(ISU)이 조직된 뒤 이듬해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최되면서 ‘동계스포츠’의 꽃으로 자리잡게 됐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곧 동계올림픽의 역사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한국이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 처음 참가한 것은 조선빙상경기연맹이 창립된 1936년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개최된 제4회 대회. 당시 김정연 이성덕 장우식이 출전했다.
그리고 1992년 제16회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김윤만이 역사적인 은메달을 처음 목에 걸었고, 2006년 제20회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이강석이 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이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수는 총 31개. 쇼트트랙(29개)을 제외한 나머지 2개의 메달을 배출한 종목이 바로 스피드 스케이팅이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은 총 12개 종목. 남자 500m·1000m·1500m·5000m·1만m·팀추발, 여자 500m·1000m·1500m·3000m·5000m·팀추발. 특히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 금메달 획득의 꿈이 영글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 이규혁(서울시청·사진) 이강석(의정부시청), 여자 이상화(21·한체대)가 금맥캐기 대표주자로 꼽힌다. 또한 모태범(한국체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환한 이승훈(한국체대)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