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가 겨우내 계속된 정규리그를 마치고 ‘봄의 제전’이라는 포스트시즌에 들어갔다. 하지만 꽃망울을 터뜨리기에 봄은 아직 먼 듯 하다. 지난주 오리온스와 LG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발생한 오심사건으로 해당 팀 감독은 물론 프로농구 전체가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연말 SBS의 몰수게임에 이어 다시 심판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자칫 농구 인기가 추락할 위기감마저 든다. 실제로 팬들의 관심이 많은 플레이오프인데도 부천, 창원, 원주 경기에서 빈자리가 두드러질 만큼 관중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아마와 프로 할 것 없이 모든 감독의 승부는 장내 뿐 아니라 장외에서도 이뤄진다. 코트에선 선수 관리와 팀 전술교육, 팀워크 증진, 실제 게임, 코트 밖에선 선수 구성(스카우트)을 둘러싼 구단과의 협조, 우호적인 여론 조성 등이 그것이다.
인내심이 강해 좀처럼 항의하지 않는 ‘덕장’ 김진 감독이 ‘감독을 때려치우고 싶다’고 절규한 것도 다름 아닌 바로 장외경기 패배에서 오는 무력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것도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말이다. 이기고도 ‘죄인 처지’가 된 LG 김태환 감독도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다.
필자 역시 모비스 감독으로 있었던 올 시즌 개막전에서 퇴장 경험이 있어 김진 감독의 심정을 십분 이해한다. 팬들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이며 선수들은 또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난감한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극단으로 가지는 말자. 지금은 프로농구의 꽃을 피우기 위해 모두가 겨울철 목련처럼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끝으로 심판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심판은 경찰도 아니며 죄를 판결하는 재판관도 아니다, 다만 공-수에서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만족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MBC 농구해설위원 cowm55@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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