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TG는 시즌 초반 고전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센터 김주성과 슈터 양경민이 건재하기는 해도 ‘농구 대통령’이라고 불리던 가드 허재가 은퇴했기 때문이다. 허재와 가드를 번갈아 맡던 신기성은 경기 조율과 카리스마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TG의 초반 독주를 이끌고 있는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신기성이다. 그의 스피드와 경기 조율,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는 노련미 등이 빛을 보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허재가 벤치에 앉아있더라도 어딘지 위축된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마치 대장이라도 된 듯하다.
특히 6일 똑같이 3연승을 달리던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후배 가드 김승현을 압도하더니 일요일 전자랜드전에선 꿈의 기록인 ‘트리플 더블’까지 기록했다.
신기성은 “올해는 내가 가드 1인자”라고 김승현 이상민(KCC) 황성인(LG) 등에게 기록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자신감까지 붙은 신기성의 기세와 TG의 상승 곡선은 당분간 꺾기 어려울 것 같다.
필자는 연세대 감독 시절에 송도중 3학년이던 신기성을 처음 봤다. 당시 송도중 코치였던 송기화 현 인천농구협회 전무로부터 신기성은 키가 작지만 슈터로서 자질도 있으니 이제라도 관심을 가져보라는 얘기를 들으며 알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신기성은 고려대로 진학했다. 필자는 단순히 키가 작다는 이유로 그를 스카우트하지 않았다. 요즘 코트에서 펄펄 뛰는 신기성을 보면서 나의 단견을 새삼 깨닫게 된다.
MBC 해설위원·cowm55@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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