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시절 한국 최고의 파워 포워드로 이름을 날린 현주엽은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휘문고 1년 선배 서장훈이 있던 SK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SK 감독이던 안준호 현 삼성 감독은 현주엽을 뽑고 만세까지 불렀다.
하지만 현주엽은 프로 신인 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더니 이듬해에는 조상현과 트레이드되는 수모까지 맛봤다. 이후 구단 고위층 및 코칭스태프와 불화설, 톱 여배우와의 염문설에 휩싸이더니 군에 입대해서는 과체중과 고질인 무릎 부상으로 은퇴설까지 나왔다.
그러던 현주엽이 올 시즌 체중을 20kg이나 빼면서 재기에 성공하는 것을 보며 필자는 기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현주엽은 유달리 자존심이 강한 선수다. 연세대 감독 시절 필자는 서장훈(현 삼성)을 뽑은 이듬해 현주엽의 스카우트에도 공을 들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현주엽은 “서장훈과 함께 하는 쉬운 승리보단 힘들지만 나만의 농구를 해 보겠다”며 라이벌 고려대에 진학할 만큼 개성이 강했다.
인터뷰 거절 해프닝도 경기 내용에 대한 불만과 함께 그의 성격이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그의 행위가 프로답지 못하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에 따른 페널티(벌금 50만원)를 감수하면 되는 것이 프로세계 아닐까.
남다른 개성까지 농구 발전의 활력소로 받아들이는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
MBC해설위원 cowm55@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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